재임기간 비전문성 끊임없는 잡음…1억원대 수뢰혐의 개인비리로 도덕성 치명타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이 결국 구속됐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황보건설 대표 황모(62) 씨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현금 1억6000여만원과 명품 가방, 순금 등 고가의 선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때문이다. 퇴임 111일 만에 찾아온 불행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대표적인 ‘MB맨’으로 통하며 정보ㆍ권력기관의 최고 정점에서 대통령을 보좌해온 그의 말로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원 전 원장은 1973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 내무부 사무관 등을 거쳐 1993년부터 2006년까지 이력의 절반에 가까운 기간을 서울시에서 근무했다. 이때만 해도 정치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런 그가 ‘MB맨’으로 통하게 된 것은 2002년 서울시장으로 선출된 이명박 당시 시장을 부시장으로 보좌하면서부터다. 이 인연으로 원 전 원장은 2008년 MB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선임돼 일약 정권 실세로 떠올랐다. 다음해인 2009년부터 임기 말까지는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이라고 하는 국정원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 전 대통령은 노무현정부 때 사라졌던 국정원장 독대도 부활시켜 원 전 원장에게 수시로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보기관과는 거리가 먼 이력 때문에 원 전 원장의 업무적인 비전문성은 재임 기간 내내 비판받았다. 2011년 인도네시아 특사단이 머무는 호텔 방에 국정원 요원들이 침입한 절도 미수 사건이 드러나 국제적인 망신을 받았고, 김정일 사망 때는 48시간 이상 모르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무능한 권력기관장으로 비판받던 원 전 원장은 부도덕이라는 오명까지 썼다. 정권이 바뀌자마자 음지에서 행해졌던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 개입행위가 세상에 알려졌다. 정치ㆍ선거 개입 사건으로 구속되는 것은 요행히 피했지만 원 전 원장은 결국 개인 비리 혐의를 벗진 못했다. 그의 구속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이 정권교체기를 전후해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 첩보를 여러 경로를 통해 수집해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것은 그간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촘촘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던 MB맨인 그가 법정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