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대통령 자택 앞에 놓인 도로를 지나가는 것이 사생활 침해일까?
지난달 18일 오전 삼엄한 경비 태세를 갖춘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근처. 집회에 참여한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회원들과 일반시민들이 전 전 대통령 자택 앞 골목길로 가려 하자 경찰들이 ‘통행 금지 구역’이라며 막아섰다. ‘사생활 침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집회가 없는 지난달 16일에도 경찰은 전 전 대통령 자택 80m 앞에서부터 골목길 근처를 지나다니는 행인을 한명 한명 붙잡고 어디를 가는지, 무슨 일로 가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도로의 사용 목적’과 ‘국민의 정당한 의사 표현’ 두 가지 가치의 충돌 문제라고 해석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택 앞에서 시위나 항의를 하기 위한 것이면 도로의 일반적인 사용 목적에서 벗어난다”고 말했다. 또 “전직 대통령에 대해 국가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부분도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는 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전 전 대통령은 사면을 받았지만 실제로 실형 선고 받았고 여러가지 문제가 되는 그의 잘못에 대해서 주권자인 국민이 정당하게 의사 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기자들이 전 전 대통령 자택의 외곽 사진을 찍으려 하자 이번에도 ‘사생활 침해’라며 이를 저지했다. 자택 대문과 담장도 촬영이 불가했다.
‘사생활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진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 전 대통령이 자택 안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 아닌 건물 외곽 정도라면 사생활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넓은 의미에서 사생활 침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전직 대통령은 공적인물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장 교수는 “일반 개인이 공개를 하고 싶지 않다면 공개 되지 않아야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공적인물이다”라며 “최근 어떤 일을 하고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등이 공적 관심사이므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덮을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