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품평회에 대리점주 참석 실적 공동책임 협력경영모델로

19년 동안 해마다 ‘을(乙)’의 평가를 받는 ‘겸손한 갑(甲)’ 기업이 눈길을 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에몬스가구(대표 김경수)는 지난달 27일 ‘2013 가을ㆍ겨울 트렌드 발표회 및 신상품 품평회’를 했다. 행사에는 1차 고객인 대리점주와 최종 소비자인 주부평가단이 초청됐다.

행사는 단순히 다음 계절에 판매할 제품을 대리점주에게 설명하고 구매를 요청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품평회는 각 디자이너의 이름을 걸고 진행된다. 을에게 지난 6개월간 공들여 만든 예비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한다.

을의 평가는 가혹하다. 대리점주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에 대해선 신랄하게 비판한다. 품평회장에서 눈물을 보이는 고참 디자이너도 간혹 생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70여종의 예비 신제품은 이 평가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폐기된다. 매번 다르지만 통과율은 평균 20~30%에 불과하다는 게 에몬스가구의 설명이다.

행사를 위해선 한 달 전부터 대표(김경수 회장)가 매주 월요일 디자인회의를 직접 주관한다.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일명 ‘갑질’로 불리는 밀어내기는 결코 없다. 철저히 ‘을’은 본인이 잘 팔 수 있다고 판단되는 제품을 선택하고, 이를 본사는 100% 수용하는 구조다.

이런 덕분에 갑ㆍ을은 결과에 대해서도 공동 책임을 지는 협력적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즉, 대리점주의 이탈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경수 에몬스 회장은 “이런 을의 평가 덕분에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운 와중에서도 소폭의 성장까지 이룰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실제 에몬스는 지난 2007년 57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000억원을 넘겼으며, 올해도 10% 안팎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에몬스는 품평회에서 올해 가을ㆍ겨울 트렌드로 ‘자연에서 온 편안한 감성 공간’을 제안했다. ‘에코힐링(Eco-Healing)’을 주제로 한 친환경 명품 가구를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인천=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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