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10대 그룹 총수와의 오찬회동에 중견기업계의 목소리 들기에 나선다. 박 대통령은 29일 제2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마친 뒤 강호갑 중견기업 연합회장(신영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중견기업 회장단은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와 ‘중견기업법 제정’,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한 중견기업계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ㆍ중소기업계는 그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주목해왔다. 법안이 통과됐을 때 예상되는 부담금액이 수십조에 이르는 만큼 자금여력이 없는 중견ㆍ중소기업이 줄도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연합회는 내달 4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견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표명할 것을 밝히기로 했다.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중견기업법 제정과 중견기업 관련법 제ㆍ개정 필요성도 빼놓을 수 없는 중견기업계의 화두다. 현재 중견기업 관련 법률은 산업발전법에만 존재한다. 이에 대해 중견기업계는 “산업발전법 이외에는 대기업과 같은 적용을 받는 중견기업 관련 규정이 다른 법률에도 확대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이 내부적으로 중견기업 성장을 위한 중견기업법 제정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안 마련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서라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중견기업계는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해서도 “사업에 꼭 필요한 관련 업종들이 중ㆍ소규모로 오밀조밀 모여 있는 중견기업의 구조 특성상 대기업과 똑같은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박 대통령에게 전할 방침이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중견기업의 관계기업 일감 수주는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와는 그 규모나 의도,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초기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경우 R&D 투자 부문에서 세액공제가 크게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서도 “기술개발과 융합이 중요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라도 초기중소기업이 R&D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에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공업 대표 등 여성 CEO 두 명이 참석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중견련에 따르면 김 대표 등 여성 CEO들은 ‘국내 여성기업 활성화 방안과 운영상의 애로사항’등 현장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보고 느낀 점들을 박 대통령에게 전할 계획이다.

한편 중견련이 대통령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1990년 연합회 결성 이후 처음이다. 중견련 관계자는 “그 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견기업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중견기업의 역할과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