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서울다솜학교 호텔관광과 1학년 문효주(18) 양은 지난 2008년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왔다. 당시 13세였던 문 양은 한국말을 전혀 몰랐다. 어머니가 중국인이라 집과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문 양은 한국어 예비과정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충북 보은군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6학년으로 입학했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문 양이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수업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중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성적은 좋지 못했다. 문 양은 결국 고민끝에 일반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다문화고등학교인 서울다솜학교에 올해 입학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문 양은 “일반학교에서는 수업 이해가 어려워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다솜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고, 이중언어 선생님의 도움으로 공부도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성동공업고등학교 안에 위치한 서울다솜학교는 우리나라 최초 공립 다문화고등학교이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지난해 개교해 현재 다문화 자녀 77명이 공부 중이다. 국적은 필리핀, 몽골, 중국, 베트남, 일본, 미국으로 다양하며 6개 학급으로 구성됐다. 이들 학생 가운데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중도입국 자녀가 51명으로 6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입국 초기 일반학교를 다니다 어려움을 겪고 이 학교로 왔다. 중국인 어머니를 둔 호텔관광과 1학년 유기(19) 군도 마찬가지다. 한국어를 몰랐던 탓에 2011년 입국한 뒤 한글교육센터에서 1년6개월간 우리말을 공부했지만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는 게 만만치 않았다.
서울다솜학교는 유 군처럼 도움이 필요한 중도입국 자녀들을 위해 한국어교육과정(KSL)과 이중언어강사를 두고 있다. 베트남어 등 이중언어강사 8명이 수업시간에 학생 곁에서 수업내용을 따라가도록 보조해준다. 또 아이들을 컴퓨터미디어과와 호텔관광과로 2개 반으로 편성해 기초 교육과정은 물론 기술교육, 심리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이런 특성화된 수업방식으로 지방 먼 곳에서도 이 학교를 찾아오는 다문화 자녀가 많다. 이 학교 재학생 중 학교 인근에 오피스텔이나 고시원을 얻어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 9명이다.
이춘근 서울다솜학교 교감은 “다문화 아이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려면 직업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잘 짜여진 기술교육을 통해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게 학교의 교육목표”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나온 1회 졸업생 3명도 이같은 직업교육을 마치고 각자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2011년 입국한 장초(21) 씨는 한국어를 전혀 몰랐지만 이 학교 3학년으로 입학한 뒤 1년만에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일본인 아버지를 둔 이형준(19) 군은 일곱살때 입국해 초등학교생부터 고2 때까지 일반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보낸 뒤 서울다솜학교 3학년으로 입학했다. 이 군은 졸업 후 서울에 있는 메이필드호텔전문학교에 진학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서울다솜학교는 한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교육과정 이수도 체계적이다. 학년 진급을 하려면 1학년은 한국어능력시험(TOPIC) 2급, 2학년은 3급, 3학년은 4급을 통과해야 한다. 또 각 과에 맞는 기술 자격증을 따야하고, 교가 2절과 애국가 4절까지 암기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이처럼 서울다솜학교는 다문화 아이들을 가르치기 좋은 교육환경을 갖고 있지만 매회 신입생 모집때마다 미달사태가 벌어진다. 현재 77명이 재학중이지만 이 학교의 원래 정원은 120명이다.
이 교감은 “중도입국 자녀의 경우 중학교 교육을 마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출신국에 따라 학력증명서류 등을 준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입학이 저조한 편”이라며 “제도보완을 통해 입학의 문턱을 낮추고 홍보활동을 통해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감은 “다만 다문화가정 교육지원이 이제 초기단계인 만큼 앞으로 여건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다문화 자녀들이 이중언어 수업을 통해 실력을 키운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에 보배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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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다문화 시리즈, 학교에서의 갈등.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