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30%성과급·미진학 자녀 지원금… 노조측 도넘은 요구안 사측과 조율 난항

경기불황에 수입차 공세까지 車산업 위기 차업계선 현대·기아차만 유일 하투 깃발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에 나홀로 뒷걸음 파업땐 협력업체도 피해 눈덩이 우려감

현대ㆍ기아자동차가 폭염보다 더 뜨거운 하투(夏鬪)를 앞두고 있다. 양 노조가 모두 파업을 가결하면서 이제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경기불황과 수입차업계 공세로 자동차산업은 위기감이 고조될 대로 고조된 상태. 최근엔 유례 없는 폭염과 전력난까지 겹쳐 국내 산업계가 고열마저 호소하고 있다. 하투의 ‘단내’가 유난히 짙게 느껴지는 이유다.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모두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ㆍ기아차의 위기감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당장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부터 떠안아야 한다. 1987년 현대차 노조가 설립된 이후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벌이지 않은 건 1994년과 2009~2011년 등 단 4차례. 기아차도 1991년 이후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그쳤다. 거의 매년 생산차질과 피해액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해가 갈수록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 1996년 현대ㆍ기아차의 파업에 따른 손실액이 1조689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고, 이후 17년 동안 피해액이 1조원을 넘긴 해가 9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분규 노사협상 시기를 제외하면 파업 10번 중 7번꼴로 1조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에는 2조7395억원으로 역대 가장 심각한 파업손실액을 기록했다. 1987년 이후 파업에 따른 현대ㆍ기아차의 총 파업손실액은 20조8484억원, 생산차질 대수는 181만4601대에 이른다.

한층 치열해진 경쟁구도도 현대ㆍ기아차 하투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이유다. 매년 자동차업계의 여름 노사협상은 노동계 전체가 주목하는 주요 일정이지만, 올해엔 ‘업계’가 아닌 현대ㆍ기아차만 유일하게 하투 깃발을 내걸었다.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경쟁업체는 이미 7월 말 여름휴가 전에 올해 임금협상을 끝낸 상태. 업계 관계자는 “거센 수입차업계 공세와 내수시장 침체 등 위기감 속에 노사 모두 한 발씩 양보한 성과”라고 전했다.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08년 5.1%에서 올해 10%로 5년간 2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로 국산차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20일 전후로 파업 실시 일정을 정해놓은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사측과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61세까지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차량 할인을 35%까지 확대하고, 대학 미진학 자녀에게 1000만원을 지급해 달라는 요구안 등도 포함돼 있다. 기아차 노조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금과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각종 수당 인상금과 추가로 요구하는 사안 등을 모두 충족한다면 1인당 1억원가량의 돈을 더 지급하게 된다”며 “합리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