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위험·사고 대처법 제공 KBS 대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
재연과 함께 퀴즈형식 도입 재미·유익함 두마리 토끼 잡아
자극적 화면구성은 옥에 티 ‘위기조장 넘버원’ 되지 말아야
KBS ‘위기탈출 넘버원’이 8년을 넘겼다. 시청률이 요즘도 10% 부근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장수 비결은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험과 사고에 대한 유익한 대처법과 예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는 행위는 본능적이기에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이 프로그램을 볼 때 아이들의 집중력은 살아난다. 이걸 본 아이가 실생활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엄마, 이러면 안 돼!” 하고 충고까지 해준다고 한다. ‘위기탈출 넘버원’의 내용을 아이들이 쉽게 볼 수 있게 만화를 곁들여 만든 책은 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다. 이는 콘텐츠만으로도 생명력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손쉽게 먹는 오징어를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보관하다가는 기생충이 들어갈 수 있다든가, 성장 장애가 일어날 수 있어 청소년이 받으면 안 되는 성형수술(코, 양악) 등은 유익한 정보다. 에어컨 필터 청소는 하지만 실외기 청소는 잘 안 하게 된다. 하지만 실외기에 먼지가 쌓여 불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실례와 실험을 통해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어린이가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다 배수구에 다리가 끼여 익사하는 사고는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는 유익한 정보다. 독성 식물을 알려주고, 다이빙의 위험성과 안전한 물놀이 예방법도 전해준다.
‘위험한 밥상’ 코너를 통해 김치(매운 캡사이신)ㆍ마늘(수술 시 과다 출혈)이 위험할 수 있음을 알려줬고, ‘생존의 법칙’을 통해 감전ㆍ조난 시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장마ㆍ폭우에 의한 도시 침수의 중요한 원인이 배수구에 쓰레기를 투척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알 필요가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매년 배수구의 쓰레기 처리비용이 500억원 정도나 되고, 수거된 쓰레기만도 20t 트럭 8000대 분량이 된다는 사실을 알면 배수구에 담배꽁초나 휴지를 버리지 못할 것이다.
대표적인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인 ‘위기탈출 넘버원’의 특징은 퀴즈 형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실제 사고를 파헤치면서 접근하는 리얼 다큐로만 진행되면 더 자극적일 수 있다. 하지만 퀴즈 형식을 취하면서, 재연 형식으로 보여주고 약간의 코믹한 구성이 가미되니 특히 아이들에게 호기심이 생기면서 쉽게 전달된다. 진행이나 재연 장면에서도 연예인들이 나와 친근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래서 재미와 유익함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특히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하기 때문에 머릿속에 쏙 들어온다. 실제로 방송으로 나간 대처법을 보고 응급처치를 해 효과를 봤다는 감사의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사탕을 먹다가 목에 걸려 기도가 막힐 뻔했던 다섯 살 아이를 뒤집어서 등 뒤를 치는 하임리히법을 시행해 구했다든가, 벌한테 물렸을 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등 실생활에 적용했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장점에도, 가끔 자극적인 화면 구성은 아쉬움을 남긴다.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위험한 달인’편에서 인도의 달인이 도르래에 머리가 끼여 심장마비로 사망한 내용은 잔인해 보였다. 스킨스쿠버의 사망 원인이 감기였다는 사실을 굳이 재연해서 끔찍한 상상을 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높은 곳에서 턱걸이를 하다 떨어져 사망한 장면, 번개를 맞아 혈관이 파열된 사진 등 자극적인 화면 구성도 조금 완화시켜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 연령대가 시청 가능하다.
홍진영과 김기수가 출연했던 ‘도시 침수’편, 정종철과 가족과 나왔던 ‘다이어트 비법’, 존박과 권진영이 과한 연기를 보여줬던 ‘위험한 성형수술’편 등 연예인들이 주로 나오는 재연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져 지루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주 조그만 가능성으로 위험성을 침소봉대할 수 있다. ‘위기탈출 넘버원’이 아니라 ‘위기 조장 넘버원’이 될 수 있다. 특정한 부분만을 파고들다가 본의 아니게 편견을 조장할지도 모른다. 안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자리 잡게 하는 게 목표라면 균형이 필요하다. 냉면을 먹고 기도가 막혀 숨졌다면 냉면을 자르지 않고 먹어서 죽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줘야 막연한 공포가 생기지 않는다. ‘계란’편도 세척란이 더 안 좋다는 편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퀴즈를 못 맞힌 진행자에 대한 벌칙으로 밀가루를 얼굴에 분사하고 있다. 가루가 호흡기로도 들어간다. 안전 버라이어티라면 벌칙을 바꿨으면 한다. 또 시청자 퀴즈 외에 시청자가 함께 참여하는 방법도 강구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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