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4거래일 연속 매도세속 LG화학·현대차 등 집중 매수 경기민감주 컴백…보수적 접근
국내 증시에서 또다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는 가운데 대표 경기민감주인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은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629억원어치를 팔아치운데 이어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차ㆍ화ㆍ정 중심의 경기민감주 컴백하나=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최근 3거래일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산 종목은 LG화학, 롯데케미칼, 현대차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380억원 이상 사들였고, 현대차도 3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에너지주인 SK이노베이션도 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주인 현대중공업에 대해 205억원의 순매수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실제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 반등을 이끈 조선과 화학 등은 긍정적 시각이 유지된다”면서 “아직 수급이 우선하는 형태지만 앞으로 모멘텀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출구전략과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가 국내 증시를 압박하지만 유럽에서의 모멘텀을 바란다면 경기민감 대형주의 컴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 주도 업종인 IT의 이익모멘텀 약화로 경기민감업종의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외국인은 ‘차ㆍ화ㆍ정’을 사들임과 동시에 이 기간 삼성전자(4026억원), 삼성전기(335억원), LG디스플레이(208억원) 등 IT를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경기회복세에 따라 에너지와 소재, 산업재 등의 추가 상승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ㆍ화ㆍ정, 알고 보니 전기차주?=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를 이끄는 국가들의 회복세 자체가 경기민감업종의 상승을 예고할 수 있지만 당장 수급면에서 리스크 요인이 있는 만큼 투자는 보수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 많다.
특히 차ㆍ화ㆍ정은 2011년 상반기 외국인이 대거 매수에 나섰다가 하반기에 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이를 추종 매매한 자문사들을 무너뜨린 적이 있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무작정 따라가기식 투자는 위험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근 외국인이 사들인 화학과 정유주는 면밀히 보면 ‘2차 전지주’이기도 하다.
매수 상위인 LG화학(화학), 삼성SDI(전기전자), SK이노베이션(정유) 모두 전기차에 공급하는 2차 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다. 최근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에 따른 일시적인 움직임 일 수 있다. 현대차 역시 최근 2016년 아반떼급 전기차 양산에 나설 것이란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애플이 스마트폰 산업을 열었던 것처럼 테슬라 인기가 전기차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다만 전기차가 확대되더라도 전지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