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국가 일본에서 고령층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과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후지쯔, NTT도코모 등은 사용하기 쉬운 노인용 스마트폰을, 시세이도(資生堂)는 노인 특유의 체취를 상쾌한 향기로 바꿔주는 비누와 화장품을 각각 출시하여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은 언제나 청춘이고 싶은 노인의 욕구에 착안해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형 보청기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에는 헤어케어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총 24개의 실리콘 손가락으로 샴푸에서 드라이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NWIC사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배설물 자동처리 로봇을 개발해 고령층의 개호(介護)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의류업계에서도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속옷업체인 트라이엄프 인터내셔널은 자세와 체형 변화로 고민하는 60대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보정용 속옷을 출시했으며, 붐스는 허리가 굽어도 아름답게 보이는 고령자용 여성복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사소한 부분의 배려와 서비스가 호평을 받는 경우도 있다. 유통그룹 이온의 경우 돋보기가 부착된 쇼핑카트를 도입했으며, 대형 유통체인 이토요카도는 매장의 카트를 종전보다 25%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로 교체하고,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를 30%이상 늦추는 등 고령층에 대한 배려를 강화하고 있다.
택시업계에서는 쇼핑이나 병원 진찰 접수, 약 수령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의료업체인 케어프로는 혈당치, 골밀도 등을 항목당 500엔짜리 동전 하나로 손쉽게 진단 받을 수 있는 ‘원코인 건강진단숍’ 1호점을 개설했다.
AgePlus 사는 독거노인의 갑작스런 건강악화에 대비해 ‘안심전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단순히 해당 서비스 번호를 누르고 1번(건강함), 2번(보통임), 3번(어딘가 불편함) 중 하나를 누르면 사전에 등록된 자녀, 지인에게 독거노인의 건강상태를 손쉽게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고령층의 소비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체험형 상품도 대거 출시되고 있다. 일본 미쯔이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소비트렌드는 ‘단순한 물건에서 체험 가능한 경험으로의 변화’, ‘개인의 가치를 우선시 하는 미이즘(Meism) 소비’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발맞춰 JTB, HIS 등 여행사들은 걷는 거리를 최소화하고 개인별 휴식일정을 세분화한 노인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고령층의 체험욕구 충족을 위한 역사능력, 스키능력 검정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과거 유행했던 음악제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체험형 상품을 통해 노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층 대상의 시장이 활발한 이유는 고령층의 자산규모가 막대하며 적극적인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60~70년대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친 고령층은 적지 않은 금액의 부를 축적해 왔으며 2013년 현재 일본 개인금융자산 약 1500조엔 중 약 60%를 65세 이상이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일본제일생명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을 기준으로 전체인구의 32% 수준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소비총액은 약 100조엔으로, 일본 전체 가계소비액의 44%를 점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종합연구소의 조사에서도 고령층이 가장 원하는 가전제품이 ‘로봇 청소기’와 ‘식기세척기’로 나타나 고령층 시장은 향후에도 생활 편의제품 중심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고와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소비시장에서 고령층의 소비 확대추세와 이들을 겨냥한 제품이 주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일본 소비시장 공략에 적극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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