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최근 여의도에서 대형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증권가의 ‘윤리의식 저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성과를 우선시하는 회사문화 속에 임직원들의 불법과 편법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00억원대 채권 손실이 난 사고와 관련해 결국 채권담당인 A차장을 해고했다. A차장은 한도를 초과해 채권에 투자했다가 ‘버냉크 쇼크’ 이후 100억원대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줄곧 숨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 30일 삼성동지점 B차장이 고객 자금을 모아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B차장이 1년 동안 독자적으로 주식 등의 거래를 하며 손실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직원은 현재 외부와 연락두절인 상태다.

지난달 25일에는 국내 모 증권사의 전 영업이사 C씨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징역 3년형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C씨는 미공개 공시 정보를 미리 건네받아 해당 종목 주식을 사들인 뒤 공시가 나온 후 되파는 방식으로 17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증권사 임직원들의 임의매매 역시 날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한맥투자증권 직원들이 임의매매를 하다가 적발돼 1명은 정직, 1명은 감봉 조치를 받기도 했다. 횡령 사건의 경우 해당 증권사가 워낙 쉬쉬하다 보니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증권업계의 ‘모럴해저드’ 문제는 외부적 요인도 크지만 업계 스스로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돈벌이와 성과에만 급급해 직원들의 윤리교육은 등한시 해 온 게 사실이다.

지난해 국제 공인재무분석사(CFA) 협회가 22개 회원국의 재무분석사 6783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최근 나타난 금융 불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금융회사의 윤리의식 결여’를 꼽기도 했다.

문제는 한 번의 금융사고로 수십년 동안 쌓아온 신뢰가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뢰를 먹고 사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무너진 신뢰’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먼저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비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한다. 금융감독당국도 비리가 발생한 증권사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이는 등 관리 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