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미코아

1999년 천안 산업단지서 출발 충전 배터리 양극화 물질 생산

글로벌 침체에도 한국 투자 확대 올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기업 1위 직원들 무료강좌에 유급휴가까지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자기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줍니다.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까지 무료로 온라인 영어강좌가 제공되고, 자기가 맡은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도 1년에 두 차례씩 꾸준히 진행되죠. 휴가까지 유급으로 주어지니 신명나게 일합니다.”

지난 25일 천안시 차암동 한국유미코아에서 만난 한 직원은 입을 떼기가 무섭게 회사 자랑을 늘어놨다. 회사의 이런저런 복지정책을 설명하는 그에게서는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이 물씬 풍겼다. 그중에서도 특히 시선을 끈 것은 ‘우리’라는 단어였다. 한국유미코아에서 일하고 있는 200여명의 한국인 직원에게 유미코아는 더 이상 낯선 ‘외국 회사’가 아닌 자랑스러운 ‘우리 회사’가 돼 있었다.

유미코아는 1805년 비에이유 몽타뉴(Vieille Montagne)라는 광산에서 출발한 벨기에 기업이다. 1906년 벨기에의 식민지 콩고에서 구리ㆍ코발트ㆍ주석ㆍ귀금속 등을 채굴하던 ‘유니언 미니에르 두 오트 카탕가(UMHK)’를 거쳐, 지난 2001년 ‘유미코아’라는 사명을 갖게 됐다.

현재 유미코아의 사업은 4개의 그룹(촉매제ㆍ에너지 소재ㆍ기능성 소재ㆍ재생)을 주축으로 진행된다. 각각의 사업부는 다시 ▷자원부족 ▷배기가스 규제 ▷재생 가능한 에너지 구동 ▷전기 자동차 등 4개 파트로 나뉘어 시장의 흐름 변화에 대응한다.

그중에서도 한국유미코아는 에너지 소재 사업그룹에 속해 있다. 휴대전화, 노트북,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등에 쓰이는 충전 배터리의 양극화 물질 생산을 담당한다.

한국유미코아가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 천안시 차암동 외국인산업단지에 공장을 세우면서부터다. 지난 2009년에는 천안에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전지와 휴대용 전동공구에 사용하는 리튬이온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유미코아는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한국유미코아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미 4개의 공장에서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것에서 나아가, 2011년에는 천안에 새로운 전구체 공장까지 짓기 시작했다.

현재 활발히 공사가 진행 중인 전구체 공장의 투자 규모는 6500만달러 정도. 충청남도는 유미코아의 이번 설비투자로 5년간 1조5858억원의 매출과 150명의 직접고용, 2조3601억원의 생산 유발효과, 4234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로 생산되는 것은 ‘양극화 물질’이다. 산화 리튬 코발트(LCO) 계열부터 니켈ㆍ망간ㆍ코발트(NMC) 계열 2차전지에 사용되는 이 물질은, 주로 스마트폰(LCO)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NMC)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연계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천안 산업단지가 유미코아의 ‘아시아 중심지’가 된 것이다.

에릭 반덴브로크 한국유미코아 사장은 “과거에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던 제품들이 지금은 한국과 중국에서 더욱 많이 제작되고 있다”며 “한국의 충전용 배터리 물질 사업은 유미코아에 매우 중요하며, 특히 한국은 전기자동차 사업이나 스마트폰ㆍ노트북 등 IT산업이 발달해 있어 서로에게 매우 많은 것들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지속가능경영이나 친환경경영 측면에서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 산업구조 속에서 유미코아가 이른바 ‘롤 모델’이 되어 주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유미코아는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글로벌 지속 가능한 100대 기업’ 1위로 선정됐다. 캐나다 미디어 투자 조사회사인 나이트(Knights)가 발표한 결과다. 나이트는 “유미코아는 강하다. 유미코아의 모든 성과가 전반적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2013년 세계적인 100대 기업 최상위권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구체화된 유미코아의 비전은 네 가지 테마로 이뤄진 ‘유미코아 웨이’를 통해 가능했다. “성장을 통한 경제성과를 이루면서도 사고는 줄여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고, 생태 효율성을 키우는 동시에 지역사회를 생각하자”는 것이 바로 그것. 직원들이 ‘우리 회사’로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유미코아의 현재 모습이 그냥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반덴브로크 사장은 “유미코아 방식(Umicore Way)에 따라 외국인 사장이지만 모든 직원, 그리고 노사협의체와 분기마다 직접대화의 시간을 갖고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유럽과 한국의 강점을 조합해 당장의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가치투자를 한국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