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기초노령연금 공약 후퇴를 두고 정치권의 공방의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대표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허둥거리는 모습이 뚜렷하다. 민주당은 지난 세제개편안처럼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드러낼 기회라며 ‘먹튀공약’, ‘대국민사기’ 등의 강노높은 표현을 동원,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복지공방이 정기국회를 넘어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 목소리가 높아진 5060세대, 사회전체적인 보수화 성향으로 인해 여야간 유불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우여 대표는 24일 라디오에서 기초노령연금 공약에 대해 “모든 노인에게 월20만원 약속한 것 아니다”라며 “대선 당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당시 받는 금액의 2배를 드린다고 했지, 20만원이라고 한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세수가 줄어들어서 재정이 어려워진 상태고 복지 축소가 세계적인 경향이 있다”고도 했다. 복지부문을 담당하는 새누리당 제5정조위원장인 김성태 의원도 진화에 나섰지만, 황 대표와는 말이 엇갈렸다.

김 의원은 “복지공약에 대한 내용이 수정된다면 국민들이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들에게 진솔한 사화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의 어려움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기초노령연금 관련 지도부의 공식언급은 극히 피했다. 최경환 원내대표와 김기현 정책위의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이 부분에는 함구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이 “국민 보시기에 실망 크시리라 생각된다”면서 “국민과 약속 천금같이 생각하는 박 대통령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만큼 국민들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해 바란다”고 언급한 게 전부다.

반면 민주당은 3자 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외면당한 한풀이를 하듯 격한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사무총장인 박기춘 전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재원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능이고 무책임”이라며 “진영 복지부 장관이 물러나는 것으로 부족한 복지 문란 사태”라고 쏘아부쳤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재원마련과 재정문제를 고려않고서 공약했다면 준비를 안 한 대통령이고,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공약을 내세웠다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고, 심하게 얘기해서 사기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전일 전병헌 원내대표가 ‘토사구팽(兎死狗烹)’‘공약먹튀’라고 비난한 것보다 수위가 더 높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노령연금 공약은 당초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선 소득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안으로 수정됐다. 정부는 현재 소득 하위 70%에게만 차등 지급하는 안을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4대중증질환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공약도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는 배제한 채 논의하고 있어, 이 또한 공약 후퇴 논란이 불붙을 가능성이 높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