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우리는 엘리트 스포츠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어요. 이제 엘리트 중심에서 생활체육 중심으로 가야 되고, ‘우리동네 예체능’이 그런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데 보람과 자부심을 느껴요.”
스포츠 예능 KBS ‘우리동네 예체능’의 이예지 PD는 “한 블로거가 ‘탁구와 볼링의 연습과 대결 장면을 잘 봤어요. 근데 필드하키는 어디서 해야 하죠’라고 쓴 글을 보고 느낀 점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예체능팀과 동호인들이 탁구, 볼링, 배드민턴 등 생활체육 대결을 펼치는 ‘우리동네 예체능’이 지난 6개월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활체육의 문턱을 낮춰주고 있다. ‘예체능’ 방송이 나간 이후 비인기 종목인 탁구 동호인 수와 볼링장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초등학생의 배드민턴 입문도 많아졌다. 관전 스포츠가 아니라 참여 스포츠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국민생활체육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 PD는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 의료비가 확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국가예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예체능팀은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함께 훈련을 받으면서 그 ‘기운’을 전수받기도 했다.
“국가대표선수들과 함께하며 운동은 땀을 흘린 만큼,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음을 알았어요. 함께 땀을 흘리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도 소통에 있어 좋은 점이라 할 수 있겠죠. 우리 예체능팀도 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나서 멤버들끼리 ‘치맥’을 먹을 때는 말할 수 없는 쾌감 같은 걸 느끼는 것 같아요.”
운동이란 말을 하지 않고도 끈끈한 정을 만들어낸다. 스포츠가 사람들 간의 교류를 촉진시키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PD는 “개성공단 사람들끼리 9인제 배구를 한다고 들었는데, 예체능팀이 북한에 가서 경기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라고 전했다.
예체능은 경기 대결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땀을 흘리는 과정을 소중하게 담는다. 이 PD는 “예체능팀이 배드민턴 대결에서 계속 지면서 하는 말이 ‘우리는 두 달 연습했다. 우리가 저들 동호회 분들이 몇 년 흘린 땀을 어떻게 이길 수 있나’였다”면서 “승부보다는 땀의 가치, 끈끈한 정을 느끼는 게 더 보람 있지 않은가요”라고 말했다.
이 PD는 ‘예체능’을 통해 연예인들도 힐링될 수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최강창민은 처음 본 사람에게 감정 표현이 자유롭지 못했는데, 여기서 형들에게 마음껏 행동하며 나름대로 스트레스도 푸는 모습을 보니 연예인 친목 도모에도 좋은 것 같아요.”
최강창민은 배드민턴과 볼링 코치로부터 예체능팀 중 국가대표로 뽑아 가르치고 싶은 사람 1순위에 뽑힐 정도로 무에서 시작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수근은 열심히는 하지만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아 소스 부족으로 스토리가 잘 안 뽑아진다고 한다.
“강호동은 코치들이 한결같이 괴물 같다고 해요. 사람의 몸이 아니라고 하죠. 어떤 종목을 만나도 채를 어떻게 잡고, 스윙은 어떻게 하는지 기본원리를 물어봐요. 이 원리를 딱 몸에 습득하는 순간 실력이 일취월장하더라고요.”
이예지 PD는 “손이 까지도록 훈련한 창민이가 볼링 마지막 게임이 끝나고 울고, 수근 씨도 배드민턴 게임에서 울 때 저도 눈물이 났어요”면서 “일을 뛰어넘는 친목이잖아요. 이런 건 연예인의 시선이자 일반인의 시선이기도 한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PD는 “예체능을 보고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는 곧 시청자들을 운동 서포터즈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너무 짧게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라고 마무리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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