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술집과 사채업 등 사업을 하다가 5억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된 A(44) 씨. 그는 과거 교도소에서 알게 된 B(41) 씨와 함께 발렛파킹(대리주차) 직원으로 위장 취업해 차량을 훔칠 계획을 세웠다.

지난달 23일 낮 12시40분께 A 씨와 B 씨는 자신들이 일하는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 주차장에서 손님이 맡긴 에쿠스 2대를 훔쳤고, 이달 10일에는 서초구 다른 식당에서 BMW 승용차 1대를 훔쳤다.

이어 운반책인 대리기사 C(49) 씨에게 맡겨 차량을 경기 포천으로 옮긴 후 다른 차량 번호판으로 바꿔 달고 판매를 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특수절도 혐의로 A 씨와 B 씨를 구속하고, 도난 차량을 옮긴 C 씨와 훔친 차를 구입한 D(48)씨 등 장물업자 2명, 도난 차량의 번호판을 바꿔 달아준 정비공 E(4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최근 손님이 주차를 맡긴 차량을 훔치는 발렛파킹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음식점 등 업소와 계약을 맺고 하는 대리주차 사업은 소위 ‘돈을 쓸어담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불법 발렛파킹 업체가 난립하면서 이같은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 대리주차 업체 관계자는 “발렛파킹은 한 건에 현금 3000~4000원 가량으로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최근 업체가 늘어났고, 업체 간 자리다툼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일정한 검증절차 없이 대리주차 요원을 모집하고 있어, 일부 주차요원이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주로 손님의 차량을 훔친 뒤 번호판을 미리 구매한 임시번호판으로 바꿔달고 100만~200만원 정도의 이익을 남기고 장물업자에게 차량을 판매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벤츠 등 고가의 차량을 훔쳐 같은 차종의 번호판으로 바꿔단 뒤 팔아 이득을 챙긴 대리주차요원 일당 6명이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업체들이 대리주차 요원을 모집하면서 신원 및 범죄경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강력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들이 대리주차 요원으로 취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