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예상을 뒤엎고 ‘종료’가 아닌 ‘유지’로 나타나면서 일단 한국 경제에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 단기적인 후폭풍은 피해갔다. 하지만 양적완화 지속을 ‘추석 선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오히려 양적완화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시한폭탄’처럼 남아있게 됐다는 점에서 악재로 받아들일 만하다. 정부는 외국인의 자금 유출입 동향을 집중 점검하는 등 비상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 이후 23일 처음으로 문을 연 국내 금융시장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 직전보다 6.1원 내린 1078원에서 출발했다. 주식시장도 코스피 지수가 직전 영업일보다 4.86포인트 떨어진 2000.72포인트로 문을 열었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은 피했지만 미국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출구전략 지연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예상대로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됐다면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했겠지만 지난 수개월간 한국을 비롯해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던 양적완화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었다.

하지만 출구전략에 돌입할 것이라는 방침에는 이견이 없는만큼 오히려 그 시기를 둘러싼 혼란이 더 커질 수 있게됐다. 실제로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르면 10월에 양적완화 규모 감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본 반면 다른 국내외 전문가들은 감축 시기를 12월로 전망하는 등 벌써부터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이견이 나오고 있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한마디 한마디에 글로벌 경기가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의 단기적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며 “(양적완화 유지 결정을) 오히려 언젠가는 양적완화를 축소한다는 신호로 보고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외환 부족 사태에 빠지면 그 영향에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는만큼 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양적완화 축소가 시기만 늦춰졌을 뿐으로 보고 불확실성에 따른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이 급격한 외환 유출입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한편 가계부채와 단기외채 같은 취약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