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미국 하버드대 의대 출신 의사를 사칭, 여성으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중졸 무직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학력ㆍ직업을 속이고 만난 여성으로부터 5000만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A(31) 씨를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1년 5월부터 2년여간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한 국내 대학병원 성형외과 전문의를 행세하며 피해여성 B씨에게 접근해 생활비 등 5000만원을 가로채고 캠코더 등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2007년부터 미니홈피, 미국 유학생 친목모임 사이트 등에 거짓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영문의 글을 작성해 올리며 의사 등과 친분을 쌓았고, 미니홈피 지인의 소개로 피해자 B 씨를 소개 받았다.
그는 국내 재벌가 3세들과의 친분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고 “미국 시민권자니 결혼 후 미국으로 가자”며 B 씨를 속여 친척 결혼식 축의금 등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백수’였을 뿐 미국은커녕 해외로 출국한 사실조차 없었다.
조사 결과 A 씨는 하버드 의대 마크가 부착된 의사 가운과 대학교수 보직이 적힌 가짜 명함을 제작해 주변 사람들을 속여왔다. 또 특진차 들렸다며 모 대학병원 로비에서 찍은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는 식으로 의심을 피해왔다.
특히 A 씨는 중졸의 학력에도 전문 의학서적을 독학으로 공부해 전문 용어를 익혔으며, 실제 의사들과 대화를 나누기에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심지어 A 씨는 일부 의사들과 함께 지방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오는 등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기 행각은 B 씨와 미국으로 출국하기로 약속한 날짜를 며칠 앞두고 A 씨가 갑자기 잠적하면서 꼬리를 잡혔다. 경찰은 B 씨의 신고를 받고 지방을 전전하던 A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여성들의 연락처 등을 토대로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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