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지아이(GI). 걸그룹 앞에 '보이쉬'라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는다. 짧은 치마, 미모를 돋보이게 만드는 메이크업, 남성들의 '로망'인 긴 생머리도 아니다. 짧은 숏컷트에 헐렁한 바지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까지 다른 걸그룹과는 궤도를 달리한다.
◆ 타이틀 곡 '뻥치지마' → 'ㄱ'
지아이는 컴백을 코 앞에 둔 시점에 타이틀 곡을 변경했다. 심의 불가 판정을 받아 곡 변경이 불가피 했던 것. 도입부부터 강렬한 느낌을 풍기는 '뻥치지마'에서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의 '기역(ㄱ)'으로 활동을 하게 됐다.
안무까지 준비 완료인 상태에서 타이틀곡의 변경은 멤버들에게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ㄱ'은 지아이를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표현한 곡으로, 일렉트로 힙합장르에 인도풍의 악기,그루브한 리듬이 조화를 이룬다.
"심의 불가 판정을 받고 급하게 'ㄱ'을 준비하게 됐어요. 스타일이 다른 두 곡이기 때문에 표정부터 행동 하나까지 바꿔야 해 힘들었죠. 아쉬움이 커요. 한 번이라도 '뻥치지마'로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오죽하면 가사를 바꿔서 다음 음반에 내는 건 어떻겠느냐고 말해보기도 했어요"(원캣)
사실 '뻥치지마'를 타이틀 넘버로 받아들고도 걱정이 앞섰다. 남성다움이 강조된 콘셉트에 안무 역시 강렬 그 자체란다. 잘 웃고 귀여움이 몸에 베여 있는 은지, 하연은 오히려 바뀐 곡이 잘 맞았다. 특히 다른 멤버들은 은지를 두고 "물 만난 고기"라고 표현했다.
"오랜만에 머리카락도 기르고, 자유롭게 웃으면서 해도 되니 무대에서 한결 편했어요. 원래 잘 웃는 편이라 이전 무대에서는 힘든 것도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웃음)"
곡이 분위기가 바뀐 탓에 무대 의상, 안무도 모두 달라졌다. '보이쉬 걸그룹'이란 수식어를 앞세웠는데, 일부 음악 팬들이 오해를 할까 걱정이기도 하다. 금세 또 콘셉트를 바꿨다고 할까봐서다.
"안무도 전보다는 약간 여성스럽다보니, 고민도 많았어요. 마치 일부러 콘셉트를 바꾼 것처럼 보일까봐요. 고민도 많았죠"(아람)
하지만 지아이는 'ㄱ'으로 무대에 올랐고, 더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원캣이 직접 안무를 만들어 멤버들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감출 수 있도록 탄생한 덕이다.
"우리를 가장 잘 아는 원캣이 만들어줬고, 물론 '뻥치지마'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ㄱ'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거예요. 새로이 시도할 수 있는 것들도 많으니 즐겁게 할 수 있죠"(지아이)
◆ 끈끈해진 우리, 책임감까지
다섯 명의 멤버들은 똘똘 뭉쳐 있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한 명이 말을 하면 앞다퉈 다른 말을 보태주는 식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연습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고민하고, 응원하는 지아이.
"이미 끈끈해졌어요. 예전부터 돈독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정말 힘이되는 존재예요. 그리고 이제는 책임감까지 더 생겼어요"
연습생 시절부터 믿음이 있었다는 멤버들이다. 뭔가 잘 될 것 같은, 자신감이 항상 있었다는 것.
"마음을 급하게 먹지도 않고요. '한 방'에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활동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니까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하죠. 지금도 데뷔 당시보다는 방송을 많이 하고 있기도 하잖아요. 벌써 잘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아요. 하하"(아람)
무대에 설 때마다 마음이 부자가 되는 느낌이란다. 에너지를 충전 받는 느낌. 지아이를 위해 애쓰는 소속사 식구들을 위해서도, 또 가족들을 위해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지아이다.
"어떤 그룹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경쟁한다는 느낌은 없어요. 우리는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드리면 되고, 다른 팀은 그들만의 개성을 보여주면 되는거니까요. 무엇보다 지아이는 무대에서 특정한 누군가에게 포커스가 집중되지 않고, 팀이 보이는 것 같아요. 그게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원캣)
◆ 목표는 항상 저 멀리
"댄서로 먼저 활동을 했기 때문에 '춤을 잘춰서 들어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것이 목표예요"
원캣의 포부다. 댄서로서 데뷔에 앞서 무대에 오른 적 있는 그는 춤만으로 가수가 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것이 우선의 목표. 그래서 랩 연습에도 최선을 다한다.
"머지 않아 대중들에게 래퍼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후에 댄서 활동 경력을 보고 '그랬었어?'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말이죠"
스스로를 '도끼병'이라는 하연.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그다.
"근거없는 자신감이 강한 편이에요(웃음). 앞으로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요. 가수는 물론이고 연기, 그리고 진행도 맡고 싶죠. 이상한 자신감이 있어서 '내가 더 잘 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하하. 폭 넓게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보이쉬' 콘셉트가 고충이었던 은지.
"보이쉬 콘셉트를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우리의 색깔을 완벽하게 하고 싶어요. 보이쉬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죠. 저에겐 어렵겠지만 우리 팀만의 개성, 매력을 저 역시도 발산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아이는 그저 지금의 멤버들과 꾸준히 활동을 하면 좋겠다.
"우리의 콘셉트를 계속 유지하면서 꾸준히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끈끈한 지금의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면서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계속할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은데..하하"
아람은 국내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를 언급했다.
"신화 선배님들처럼 친분을 꾸준히 과시하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싶어요. 누가봐도 '친하구나'라고 느껴지면 더 좋을 것 같고요. 멤버들의 보이스, 매력, 개성이 모두 다르니까 각자 개인 곡을 써서 다양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사진 김효범작가(로드스튜디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