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술에 취해 횡단보도에 앉아 있던 행인을 치고, 차량 밑 바퀴에 끼인 행인을 끌고 4㎞ 넘게 달리다 문제의 행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서울 한 복판에서 발생했다.
서울혜화경찰서는 사고를 인식하지 못한 채 4㎞를 넘게 주행하다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신고한 택시기사 A(54) 씨를 붙들어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1시30분께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인근에서 자신의 차량 아래에서 B(51)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119 차량이 출동해 B 씨를 꺼냈을 때엔 B 씨는 이미 숨져 있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고 당시 B 씨는 종로구 장사동 관수교 앞 횡단보도에서 술에 취해 앉아 있다 변을 당했다.
A 씨는 사고가 난 뒤 승객을 태우기 위해 종로3가 일대를 돌아다니는 등 B 씨가 발견되기까지 4~5㎞ 가량을 이동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가 사람을 치면 밟고 지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옷이나 벨트 등이 바퀴에 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동 중에 종로3가 인근에서 덜컥하는 소리가 났고, 이동중 차에서 덜커덩 거리는 소리가 계속 나 차를 세운 뒤 확인해 보니 B 씨가 차 밑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교통사고특례법 상 안전운전의무 불이행 등의 혐의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