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급 후 회수못한 돈 106억원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보증기금(기보)이 보증을 선 금액 중 100억원이 넘는 금액이 회수되지 않아 기보가 대신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창업지원 신청을 허위로 하고 국고보조금만 타내다 경찰에 구속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악 전공의 여자친구를 둔 A(37) 씨는 초등학교 동창 B(37) 씨 등 2명과 함께 기보에서 보증하는 청년창업자금을 받기로 했다. A 씨는 가야금 사업을 할 것처럼 여자친구 C 씨를 속인 뒤 관련 서류를 받아냈다. 결국 A 씨는 여자친구 명의의 서류를 기보에 제출, 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 물론 가야금 사업은 하지 않았다.

국고보조금이 새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고시원에 숨어있던 A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사기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초등학교 동창인 B 씨 등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타낸 경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혈세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과 협조해 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보에 따르면 청년창업특례보증사업을 시작한 2011년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창업 보증을 선 금액은 6838억원이다. 이 중 창업을 시작한 청년사업가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상환 만기가 넘도록 갚지 못해 기보가 대신 변제한 금액(구상권행사금액)은 123억원에 이른다. 대신 변제한 금액 중 회수한 금액은 17억원뿐으로 현재까지 회수하지 못한 금액만 106억원이다.

청년창업보증 지원을 하는 또 다른 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4만4800개 업체에서, 1조8000억원 상당을 지원했으나 최소 수백억원을 대신 변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신용보증기금은 “구상권 행사 금액에 대해 알려줄 수 없다”고 함구했다.

A 씨의 사례처럼 국민의 혈세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업계획서를 제출받고 보증을 한 기보는 일반적으로 대출만기가 끝날 때까지 청년사업가로부터 별도의 보고 등은 받지 않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사업신청자가 은행에 갚는 원금이 연체되는 등 특별한 사례가 있지 않는 한 따로 사업보고를 받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