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현대자동차가 노사가 전날 2013년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이제 시선은 기아자동차 임금협상으로 쏠리고 있다. 이미 현대차가 합의를 도출한데다 추석 연휴와 노조 집행부 선거 등이 임박해, 기아차 역시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는 교섭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6일 기아자동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이뤄진 9차 본교섭에서 별다른 추가 제시안과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차를 재확인했다.이에 따라 기아차 노조는 이날 1조와 2조, 각각 4시간 씩 부분 파업을 진행한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정년 연장, 그리고 사내 하청의 정규직화 및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 9만5000원 인상과 성과급 ‘350%+500만 원’ 지급 등을 1차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전날 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상황에서, 생산 차질을 우려하는 기아차 사측과 집행부 선거를 앞둔 노조 모두 추석 연휴를 넘기는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현대차(5만191대, 1조225억원) 만큼은 아니지만 기아차 역시 계속된 파업으로 1만6373대, 총 2911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합의를 이끌어 냈으니 기아차 역시 급물살을 타지 않겠느냐”며 “내주 2~3차례 교섭을 더 진행한 뒤 잠정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날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에서 24차 본교섭을 갖고,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임금 합의안은 ▷기본급 9만7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14%,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350%+500만원 ▷주간연속2교대 제도 도입 특별합의 100% ▷품질향상 성과 장려금 50%+50만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300만원 ▷주간연속2교대제 포인트 50만 포인트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포함됐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1000만원 ▷조합활동 면책특권 ▷정년 61세 등은 노조의 요구 철회와 사측의 수용 불가원칙으로 합의안에서 빠졌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9일 오전 6시 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원들의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현장 제조직(계파)의 반대가 변수이지만,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노사가 어렵게 이뤄낸 합의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08년, 기아차는 2004년ㆍ2007년ㆍ2011년에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투표에 의해 부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