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커피’를 둘러싼 현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점심시간이면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 손에 약속이나 한 듯 커피 한 잔이 들려 있다. 밥값만큼이나 비싼 커피지만 식사 후에는 꼭 한 잔을 마셔야만 제대로 된 점심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 만큼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온 커피. 이제 한국인에게도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듯하다.
이러한 ‘커피 나라’에서 최근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착한 커피’다. 커피의 원료인 원두는 히말라야ㆍ에티오피아ㆍ우간다ㆍ콜롬비아 등에서 생산되는데, 이곳의 커피재배 농민이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은 고작 1~2달러에 불과하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한 잔에 5000원이나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생산자가 받는 금액은 터무니없어 보이기까지 하다.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는 불합리한 보상을 받는 반면 잘사는 나라의 유통업자는 엄청난 이익을 거두고 있는 불공정함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착한 커피’다.
‘착한 커피’란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생산자로부터 적정가격으로 구매한 원두를 사용한 커피로, 소비자는 조금 더 비싼 커피를 마시는 대신 가난한 나라의 커피 생산자를 돕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하자 스타벅스ㆍ네슬레 등 거대 커피회사까지 이윤의 일부를 포기하고 원두 구매방식을 변경하고 있다.
‘착한 커피’를 둘러싼 ‘이상한’ 현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윤리경영에 힘써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답한 이는 전체의 90.2%나 됐으며,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대답 역시 84.9%에 달했다. 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소비자의 구매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어서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응답자는 71.2%나 됐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 기업은 2011년 기준으로 사회공헌 분야에 3조1000억원을 투자했고 기업당 사회공헌 투자액도 매출 대비 평균 0.24%에 달해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한 미국 기업의 0.11%와 비교해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계도 2007년 향후 20년간 1조500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결의하고, 지난 5년간 1912억원을 투입해 희귀난치성 질환자와 미숙아, 저소득 치매노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지원함으로써 사회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비록 ‘착한 커피’가 이윤추구라는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깨뜨렸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사회구성원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고, 이러한 시대적 요구가 기업에 전달돼 우리 사회가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 우리 주변에 더 많은 ‘착한 커피’를 만들어낼 원두씨가 싹을 틔우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