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IB 업무승인 초읽기

TF 구축 등 조직개편 한창 업계, NCR 규제 완화 등 요구

5대 증권사(KDB대우ㆍ삼성ㆍ우리투자ㆍ한국투자ㆍ현대)에 대한 IB(투자은행) 업무 승인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당사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들 5개 증권사는 증권선물위원회에 이어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이 결정되면 IB업무를 바로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 작업이 한창이다.

2011년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필두로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5개 대형사는 본격적인 증자와 자본금 확충에 나서며 IB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IB의 핵심인 기업 신용공여(기업 대출)를 비롯해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글로벌 사업 등이다.

특히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에 발맞춰 기업금융 분야에서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은행의 전담영역이던 인수 및 합병(M&A)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에서 인수금융 제공자로 참여했다. 우리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의 네파(NEPA) 인수 때 인수금융으로 자기자본의 15%에 달하는 5000억원의 투자확약서(LOC)를 끊어준 후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에 재분배(Sell Down)하는데 성공했다.

IB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개편도 본격화되고 있다. 각 증권사들은 조직 개편을 통해 IB본부 내에 기업여신 TF팀을 만들어 신용공여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조6000억원 규모의 업계 최대 주식대여 서비스풀(pool)인 ‘리테일 대여풀’을 운영하고 있다.

‘자기자본 1위’인 대우증권은 단기 PF대출과 회사채 지급보증 등 신용공여 업무를 위해 리스크관리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대출 및 지급보증 관련 업무와 심사 업무체계 구축에 들어갔다. 현대증권은 IB부문 중심으로 전면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커버리지(Coverage)본부 등을 IB 1ㆍ2ㆍ3 본부로 개편하는 등 기능별 조직체계에서 생산체계로의 전환과 조직 효율 제고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IB의 중요 업무인 글로벌 시장 개척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베트남법인의 영업망을 확대한 데 이어 중국 현지 주요 투자자문사와 연계하는 등 중국 내 IB업무 강화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신흥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사업 기회도 모색 중이다.

삼성증권은 해외 고객을 국내에 유치하는 ‘크로스보더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대 금융투자회사인 로스차일드와 제휴해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한라공조의 비스티온 공조사업부문 인수 등 경험도 풍부하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IB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와 대체거래소(ATS) 도입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은행의 건전성 기준인 BIS에 비해 NCR은 1.5배나 엄격하다”면서 “IB 강화라는 정책 방향과 중개업무 강화를 위해서는 현행 150%인 NCR을 일본 수준인 120%까지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임원도 “증권업계가 그동안 단기적인 매출 향상에 치중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IB에 걸맞는 글로벌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철저한 직원 교육, 시스템 개편, 고객의 장기투자 유도 등을 통해 선진적인 영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ㆍ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