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만 봉’ 말많은 정부 세법개정안…국회예산정책처 ‘코치’ 해법은
세수확보 측면에 치중…총체적으로 부실 의료비·기부금·교육비 등 소득공제 유지 연금저축 세액공제 전환땐 이중과세 우려
종교인 과세 강화·대기업 감면제도 축소 민주당 주장 ‘직접 증세방안’도 검토할만 명목적 수수료 세금 등 추가 과세방안도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의 세제 개편안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함에 따라 향후 국회에서 대거 손질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행정부와 다른 입장에서 각종 제도와 법규를 분석한다. 각 당의 입장이나 주장도 심도 있게 반영한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입법활동을 돕는 ‘코치’로 인정하고 있다.
예산정책처의 지적 중 최대 핵심은 실제 내야 할 세금보다 적게 내는 것처럼 축소됐다는 것이다. 정부도 중장기 경제 전망을 가지고 각종 정책을 입안한다. 그런데 세제 개편안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늘어나는 세 부담이 실제보다 축소되는 치명적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장 정부안과 국회 분석자료를 비교해보면 2015~2018년간 추가 세 부담 차이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세금은 고스란히 근로소득자들이 부담해야 한다. 정부의 대국민 설득이 필요한 대목이다. 소득 증가에 따른 과표 구간 상승에 따른 국민 개별 부담치도 차이가 크다. <헤럴드경제 10월 29일자 1ㆍ3면 참조>
근로소득자와 종합소득자의 형평도 심각하다. 정부는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면 고소득 근로자의 세 부담은 늘어 과세 형평이 강화된다지만, 이는 근로소득자 범위 내에만 국한된다.
이에 따라 예산정책처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처럼 보장성 보험료와 의료비 등 필요경비와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부금 등에는 소득공제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비도 높은 대학 진학률을 감안하면 소득공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금저축 보험료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 연금 불입 시와 수령 시 모두 과세 대상으로 포함되는 ‘이중 과세’의 문제가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아울러 현재 비과세되는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등을 강화해 종합소득자의 세 부담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최고 세율 과표 구간 조정을 통한 직접적인 증세 방안도 과세 기반 확대를 위해 검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법인세의 경우에도 글로벌 세율 인하 추이와 국가 간 자본 유치 경쟁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세율 인상은 어렵지만, 국가 재정 여력 저하 등을 감안해 중장기 개편이 필요하며 감면제도 정비는 당장 나서자고 촉구했다.
2008년 이후 법인세율 인하와 감면제도 확대 등으로 2009년부터 법인의 평균 실효 세율은 16%대에 있는데, 일부 상위 법인의 실효 세율은 11%대로 낮아지는 등 대기업의 감면 정도가 매우 크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판단이다.
이 밖에도 고소득 종교인의 기타소득에는 80%의 필요경비 공제 혜택과 함께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다른 고소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담이므로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영리 교육에 대한 단계적 과세 전환, 금융 서비스 가운데 명목적 수수료에 대한 세금 부과 등의 추가 과세 방안도 내놓았다.
예산정책처는 “근로소득자 위주의 세 부담 조정과 세수 확보 측면에 치중된 개편안”이라며 “내용 수립 및 발표 과정을 봐도 과연 충실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추진했다고 보기에 미흡한 점이 너무 많다”고 총평했다.
홍석희 기자/
kyh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