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조도가 새겨진 붉은 2층 농 앞에 미인이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서있다. 한복의 자태가 단아하다. 미인의 뺨에는 호랑나비가 살짝 앉았다. 나비 한마리가 더해짐으로써 화폭엔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 그림은 한국적 전통기법으로 현대의 인물를 그리는 화가 김선옥이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원광대 미대와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 부안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몽중미인도(夢中美人圖)’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다. 세밀한 붓터치를 수만번 넘게 반복해가며 매력적인 여성을 정밀하게 묘사한 김선옥의 그림에선 전통의 우아함과 현대적 감수성이 동시에 감지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