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독특한 과학적 상상력으로 특히 한국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장편소설 ‘제3인류’(열린책들)에서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어냈다. 키 17㎝의 초소형 인간이다. 첫 번째 문명을 이룩한 인류는 고생물학자 샤를 웰즈가 남극의 만년빙 아래에서 발견한 8000년 전에 소멸한 17m의 초거인. 현재 인류의 평균 키를 170㎝로 보면, 10분의 1로 다시 줄어든 것이다.
샤를 웰즈가 과거의 문명을 탐색해 인류의 실마리를 찾았다면 아들 다비드는 소르본대 ‘인류 진화의 미래’ 연구분과에 지원, 200세까지 살 수 있는 미래인간에 관심이 많다. 그가 제안한 인류 장수의 열쇠는 소형화와 여성화. 콩고의 피그미족, 터키의 아마존 여전사가 몸집을 줄이고 암컷 비율을 늘려 여성화하는 쪽으로 생존하면서 면역력과 적응력을 높였다는 게 이들의 근거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연구자들의 생각과 달리 권력은 키가 아주 작고 저항력이 강한 새로운 인류를 창조해 세균탄이나 핵폭탄을 만드는 기지에 침투시킬 계획을 세운다. 상상력과 신화, 철학, 대담한 과학이론을 접목해 특유의 재미를 선사하는 소설에서 저자는 1인칭과 3인칭을 함께 쓰는 작법을 선보였다. 지구를 의식 있는 존재로 인격화한 가이아를 1인칭 독백으로 흘러가게 함으로써 인류가 치닫고 있는 자기파괴적 생활방식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