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수입 부담·엔화약세로 주식·펀드 등 투자자들 외면

펀더멘털 튼튼 아직도 투자매력 전문가들 “섣부른 펀드환매 금물”

공격적인 엔저 정책으로 올해 초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일본 시장이 하반기 들어 외면받고 있다. 선진국시장인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별다른 메리트가 부각되지 않는 데다 믿었던 닛케이지수도 몇 달간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의 펀더멘털(기초 경제여건)이 나쁘지 않은 만큼 섣부른 펀드 환매 등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ㆍ채권 등 일본 증권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총 결제처리금액은 지난 5월 1억459만달러에서 9월 들어 2550만달러까지 급락했다. 일본 투자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과 미국시장에는 매달 각각 1억5000만달러, 4억달러가량이 꾸준히 유입되며 일본과 대조를 이뤘다.

펀드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일본 주식형펀드의 자금 흐름을 집계한 결과, 최근 두 달 동안 약 2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은 수익률이다. 일본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35%가 넘는 ‘수익률 고공행진’을 달렸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이 0%에 가까울 정도로 급속히 정체됐다. 같은 기간 4~6%대 수익률을 기록한 유럽과 미국의 주식형펀드에는 각각 250억원과 100억원이 들어왔다.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본 리츠재간접펀드의 경우에도 연초 이후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왔지만 최근 한 달 동안 3.14%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일본 시장이 주춤한 이유는 우선 엔저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가 좀처럼 고용과 임금 등 경기 선순환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에너지 수입이 증가하면서 무역적자가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4~9월) 5조엔(4~9월)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상반기 1만6000포인트에 육박했던 닛케이지수는 최근 1만4000선 초반의 박스권에 갇혔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본 무역수지는 2011년 이후 적자 규모를 확대해 오고 있는데 에너지 등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어나고 엔화 약세까지 겹치며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시장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무역수지는 계속 안 좋았지만 다른 경제지표 자체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미국과 유럽에 비해 소외되긴 했지만 신흥시장보다는 여전히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도 “섣부른 펀드 환매보다 글로벌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일본 리츠펀드의 경우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