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어디서나 발생하는 폭력. 학교, 직장 등 언제 어디서나 장소를 불문하고 빈번히 일어난다. 가해자는 폭행을 하면서 희열을 느끼고 피해자는 입을 다물고 복수의 때를 기다린다. 이들을 지켜보는 방관자는 '내 일이 아니니까'라는 안일한 생각 뿐이다.
영화 '응징자'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20년 뒤 다시 만났다는 설정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악순환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영화는 준석(주상욱 분)이 학창시절 창식(양동근 분)에게 끊임 없는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준석은 창식의 무자비한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는 불쌍한 피해자다. 창식의 '멍멍이'로 불리며 시키는 건 다 해야만 하는 불운아인 준석은 창식으로 인해 첫사랑마저 잃게 된다.
가족도 없이 사랑도 없이 성장한 준석은 창식에게 복수할 날만 기다리고, 그런 그의 앞에 운명의 장난처럼 창식이 등장한다. 이 때부터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뒤바뀐 먹이사슬 관계가 시작된다. 준석은 태식의 돈과 권력, 사랑하는 여자까지 송두리째 뺏어가고 태식은 그런 준석을 '처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서로에 대한 '용서'를 할 줄 모르는 두 사람의 끈질긴 복수전은 영화의 가장 큰 묘미임과 동시에 '폭력은 진정한 복수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진정한 복수가 과연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고, 한 사람의 피해의식과 생각 없이 저지른 폭력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 직설적으로 그려냈다.
아픈 과거를 잊지 못하고 끈질기게 창식을 물고 뜯는 준석과 그런 준석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지 못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하려 드는 창식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신동엽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폭력은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되풀이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단순히 말하자면 인과응보의 이야기다. 결국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오해를 풀어줄 사람은 두준(장태성 분)이다. 그러나 두준은 오히려 두 사람을 이용하는 비겁한 방관자에 불과하다.
이처럼 '응징자'는 폭력이 부른 악순환과 치열한 복수전이 초래한 비참한 최후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아쉬운 점은 영화가 액션에 치우친 탓에 인물들의 심리가 좀 더 세밀하게 표현되지 못했다는 것.
이번 영화로 기존의 젠틀한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진 주상욱의 열연과 양동근이 감칠 맛 나는 악역 연기는 관객들이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러닝타임 103분. 오는 30일 개봉.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