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 만에 서울서 독주회 여는 피아니스트 백혜선
뉴욕에서 활동하며 올해 미국 클리블랜드음악원 교수 직함을 더한 피아니스트 백혜선(48·사진)이 1년6개월 만에 오는 29일 서울에서 독주회를 연다.
백혜선 피아니스트는 “작년 독주 때 드뷔시의 ‘월광’을 연주했는데, 드뷔시가 영감받은 시(베를랭의 동명 시)를 낭송했다. 열심히 연주했더니 시 낭송이 더 좋았다는 사람도 있더라”며 농담을 하면서 “이번에도 시 낭송을 곁들인다. 와서 들어보시라”고 말했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백혜선이 해마다 뉴욕에서 여는 독주회는 “낭만음악의 탁월한 해석자” “사색하는 연주자”라는 찬사를 끌어내곤 한다. 지난해 링컨센터 독주회는 매진이었다.
이번 공연은 변주곡을 주제로, 하이든의 ‘변주곡 F단조 작품 17-6’, 베토벤의 ‘에로이카 변주곡’,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 등이 선곡됐다.
백혜선은 “‘에로이카 변주곡’은 베토벤이 좋아했던 주제 중 하나다. 유머러스하고 활기차고 음악의 승리를 느낄 수 있는 대작이다. 베토벤 곡은 피아노 독주라 해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처럼 중심을 잡고 도전적으로 연주해야 한다.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우수적이고 가슴을 울리는, 이 가을에 잘 어울리는 곡이다. ‘베네치아와 나폴리’는 눈앞에 자연이 펼쳐지듯 활발한 곡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CDㆍ컴퓨터에서 모든 정보가 주어지는 시대지만, 음악회장은 혼자 음악에 심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 여유와 시간이 현대인에게 필요하다. 이번 리사이틀에선 여러 생각과 명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1월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백혜선은 “지방의 청중 수준이 어느 때는 서울보다 높다. 울산에서 연주할 때는 사람이 없나 할 정도로 기침소리 하나 없이 조용하다”고 했다.
클리블랜드음악협회에서 피아노를 배운 러시아의 신성 다닐 트리포노프에 대한 일화도 들려줬다.
그는 “처음에는 내 귀가 잘못됐나 싶어서, 뉴욕에서 트리포노프의 공연을 다 쫓아 갔다. 갓 스물을 넘었는데도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작곡가의 의도대로 연주하면서도 연주가 끝나면 그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그래! 연주는 저렇게 해야 돼’라고 느꼈다”고 극찬했다.
백혜선 독주회는 26일 오산문화예술회관, 29일 예술의전당, 31일 부산문화회관 등으로 이어진다. (02)737-0708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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