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주 이름을 회사명으로 위장…돈 입금되면 ID삭제 잠적 수법
회사원 최종혁(32ㆍ가명) 씨는 지난 19일 오전 9시께 두산과 LG 플레이오프(PO) 3차전 티켓을 구하기 위해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 들렀다. 곧 티켓 판매자를 발견한 최 씨는 판매자가 모바일메신저인 카카오톡 아이디(ID)를 알려줘 대화를 나눴다. 돈을 입금하면 전자 티켓을 e-메일로 보내준다는 말에 야구 관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게다가 판매자가 알려준 계좌가 개인 이름이 아닌 ‘오***’라는 회사명 계좌였기에 의심 없이 티켓값 13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도 티켓은 오지 않았다. 확인해보니 판매자의 카톡 ID는 이미 삭제된 뒤였다.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면서 야구티켓을 양도한다며 속여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접수된 야구티켓 양도 사기는 이달 들어 22일까지 13건에 이른다. 피해자 대부분이 경찰이나 더치트 등에 신고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선 경찰서에 접수되는 야구티켓 사기의 특징은 사기꾼들이 회사명 계좌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와 경찰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차려 놓고 ‘오***’라는 회사명 계좌를 만들어 사기에 이용하고 있다. 현재 이 계좌를 통한 피해자만 수십명에 이른다.
또 사기꾼들은 카톡을 이용해 대화를 한 뒤 돈이 입금되면 카톡 ID를 삭제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카톡의 경우 범죄에 이용되면 경찰의 추적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 카톡 ID를 삭제하는 수법으로 사기를 치고 있는 범인들은 ‘오***’ 외에 ‘에스*****’ 등 여러 개의 회사명 계좌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의 야구티켓 양도카페 100여개와 각종 블로그, 중고제품 거래 카페 등에서 야구티켓 암표 거래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최근 사기 피해가 많이 발생해 이 같은 온라인 암표판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