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100조원, 국내 매출은 1조3000억 불과
제품을 다 만들어 놓고도 국내에서 시험인증을 제대로 못 받아 막대한 돈과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심지어 세계 1위를 자부하는 조선업은 90% 이상 시험인증을 해외에 의존할 정도다. 국민안전을 위협한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도 열악한 국내 시험인증 산업의 부산물이다. 국정감사에서도 시험인증산업 육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추미애 의원(민주당)은 17일 “세계시험인증시장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주목받으며 급성장, 규모가 100조원대에 달하는데도 국내 1600개 시험인증기관의 매출은 고작 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험인증이란 물건이 각종 기준에 맞게 제대로 시험을 거쳐 만들어졌는 지 확인해주는 작업이다. 기술력과 공신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 미국, 스위스, 프랑스, 독일, 영국, 노르웨이 등 제조업 선진국이 시험인증 강국이다. 이들 6개국의 10대 기업체가 세계시장의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를 기슐규제로 악용하는 사례까지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업체의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세계 시험인증 시장에서 조선분야 비중이 33%에 달하지만, 세계 1위라는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연간 해외기관 직접 1400억원, 국내 진출 해외기관을 통해 간접 1조3000억원 등, 연 1조4400억원의 외화가 해외로 유출되는 셈이다. 해외에서 새 제품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업계에서는 “시험인증을 의뢰해 놓고 있는데, 해외 전시회에 나가보면 똑같은 제품과 디자인이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 휴대전화 등 국가 주력산업 대부분이 시험인증을 외국기관에서 하고 있는데, 국부 유출은 물론 첨단 산업기술이 고스란히 외국기업에 넘어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