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관우가 돌아왔다. 약 5년 만에 지난 26일 내놓은 싱글 음반 '화애'로 대중들을 찾았다. 실로 오랜만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가수, 그리고 사람 조관우에겐 우여곡절이 많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로 큰 박수와 함성을 받았는가 하면, 그 무엇보다 소중한 목소리를 잃기도 했다.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도 찾아왔지만, 그는 꿋꿋하게 노래에 대한 열망을 위해 달렸다. 그리고 곧 데뷔 20년을 맞이하게 된다.

최근 서울 상수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조관우는 그동안의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화애'를 준비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 '나는 가수다'로 얻은 것과 잃은 것, 그리고 떠올리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아들까지.

◆ "잔인하게 슬픈 노래"

'화애'는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현악기 오케스트라와 밴드의 포맷으로 구성된 곡이다. 떠난 사람을 태워 보낸다는 의미를 지닌 제목처럼 가사 역시 애잔하다. 조관우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슬픔은 배가된다.

"불러 본 노래 중에 가장 슬픈 것 같아요. '화애'처럼 슬픈 곡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예요. 잔인하게 슬픈 노래죠. 슬프게 만들었고, 부르면서도 잔인했어요"

'화애'는 그랬다. 조관우에게 목소리를 되찾고 부른 노래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 마치 다시 살아난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이승에서 나오는 음악 같지 않다"는 그의 표현이 어쩌면 딱 맞아 떨어질 듯하다.

조관우는 신곡을 내놓기까지 목소리를 잃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뱁새는 황새를 쫓아갈 수가 없는데 말이죠. 무리하게 다른 창법을 구사하려다 보니, 성대에 점점 무리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많은 분이 조관우를 기억하고 찾아줬지만 초창기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을 한 나머지 목을 다치게 하는 결과를 낳았죠"

실제 그는 지난 8월 성대결절 진단과 더불어 용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말을 해서도, 노래를 더더욱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가수가 목소리를 잃는 것, 그건 곧 생명의 갈림길에 선 기분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었어요.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암담했죠. 미국 투어를 중단하고 한국에 돌아와 수술했고, 더는 노래를 못할 줄 알았습니다. 다른 장르로 전환해볼까, 놓아버릴까 등등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어요"

범접할 수 없는 고음과 가성으로 듣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온 조관우. 목소리를 되찾고, 내놓은 '화애' 역시 그만의 독특한 음색과 깊이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나는 가수다' 때문에 성대에 상처가 깊어지기 시작했지만, 이후 가성에 힘이 더 생겼습니다. 덕분에 '화애'는 자신 있게 목을 긁으면서 나는 소리예요. 예전의 음역에서 한, 두음 정도는 떨어졌지만 음이 많이 올라간다고 좋은 건 아니니까요. 이젠 제가 내고 싶을 때 목을 긁는 소리가 자유자재로 나오죠"

◆ "제2의 인생을 위해"

목소리를 찾고, 다시 희망도 웃음도 되살아났다. 그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고스란히 아들이 물려받았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큰아들 휘와 피아노를 시작으로 기타, 드럼, 베이스 등 모든 악기를 섭렵하며 곡을 만드는 현. 특히 둘째는 잠도 안 자고 음악에 몰두할 정도로 푹 빠져있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는 조관우는 정규 음반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는 둘째 아들 현이 프로듀싱에 참여할 것으로, 현재 완성된 곡도 있는 상태다.

조관우는 아들의 이야기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아버지이자, 아버지인 국안인 조통달을 떠올리며 울컥하는 아들,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한 가수였다.

"목소리를 되찾고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면, 이젠 자신 있게 '이런 음악을 만들었습니다'라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애'는 자신을 여는 시발점이 되길 바라고요.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