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가 추락사한 의무소방원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 고영구)는 화재 현장에서 실족해 숨진 의무소방원 김모(당시 22세) 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가가 1억5667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입대해 소방교육을 받고 일산소방서에 배치된 김 씨는 같은 해 12월 한 공장의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김 씨는 화재 현장 촬영을 하던 중 소방공무원들을 도와 계단 난간에 끼인 소방호스를 끌어당기다가 건물 내 작업용 리프트 통로로 실족하는 사고를 당했다. 김 씨는 소방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안전장구를 지급받지 못했고, 사고 당시에도 소방공무원의 안전모와 방화복 상의만을 빌려 착용한 상태였다. 5.1m 높이에서 떨어진 김 씨는 척추손상과 뇌출혈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열흘여만에 숨졌고 이에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의무소방원에게는 보조임무만 맡기도록 한 규정을 무시하고 안전장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김 씨를 현장에 투입한 소방당국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건물 내부에 진입해 소방호스를 끌어올린 것은 의무소방원이 해야 할 현장활동 보조임무에서 벗어난다”며 “김 씨를 지휘ㆍ감독해 안전사고를 방지해야 할 소방공무원들은 김 씨의 위험한 행동을 방치해 사고를 발생하게 했다”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 씨가 안전교육을 받았음에도 현장 상황을 간과하다 실족한 점, 불길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소방당국의 책임을 40%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