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2’ ‘토르:다크 월드’ 거칠고 강한 남성상 과시

‘더 파이브’ ‘헝거게임’ 약자 편에 선 여성들의 반란

남녀관객 선호도 뚜렷

아버지의 한을 품은 ‘조폭청년’의 활극이냐, 가족을 잃은 아내이자 엄마의 복수극이냐. 망치 든 영웅의 액션이냐, 활 든 ‘헤로인’의 반란이냐.

초겨울 극장가가 거친 남성 취향의 영화와 연약한 여성들의 반란극으로 뚜렷히 양분됐다.

‘마초’(macho, 거칠고 강한 매력을 과시하는 남성상)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와 ‘헤로인’(heroine 여성영웅)의 활약을 그리는 작품이 뜨거운 흥행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남녀 관객들의 선택도 미묘하지만 뚜렷하게 선호가 갈린다.

한국영화는 ‘친구2’가 ‘마초 액션극’의 선봉에 섰다. 지난 2001년 유오성, 장동건 주연으로 개봉해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던 ‘친구’의 속편이다. 12년만에 이어진 작품은 전편의 후일담을 그린다. 전편에서 친구 ‘동수’(장동건 분)의 살인을 교사한 죄로 복역 후 십수년만에 출소한 조직폭력배 ‘준석’(유오성 분) 재기를 도모하고, 그 과정에서 조직 탈환을 위해 죽은 동수의 아들 ‘성훈’(김우빈 분)과 손을 잡는다는 이야기다. 준석과 성훈의 ‘현재’에 더불어 두 사람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란히 펼쳐지는 이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남성의 진하고 강렬한 체취로 가득찼다.

크리스헴스워스(좌부터/ChrisHemsworth/영화배우),제니퍼로렌스(JenniferLawrence/영화배우)
아버지의 한을 품은 ‘조폭청년’의 활극이냐, 가족을 잃은 아내이자 엄마의 복수극이냐. 망치 든 영웅의 액션이냐, 활 든 ‘헤로인’의 반란이냐.
크리스헴스워스(좌부터/ChrisHemsworth/영화배우),제니퍼로렌스(JenniferLawrence/영화배우) 아버지의 한을 품은 ‘조폭청년’의 활극이냐, 가족을 잃은 아내이자 엄마의 복수극이냐. 망치 든 영웅의 액션이냐, 활 든 ‘헤로인’의 반란이냐.

반면, ‘더 파이브’는 최약자인 존재로서 장애를 가진 여성이 세상에 둘도 없이 극악하고 막강한 남성을 상대로 벌이는 복수극을 담았다. 연쇄살인범에게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잃은 하반신 마비 여성이 자신의 몸을 담보로 조력자들을 모아 연쇄살인범을 찾아간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지난 14일 나란히 개봉해 2주째 1-2위를 달리고 있다.

외화로는 ‘활쏘는 소녀’가 ‘망치든 남자’의 아성에 도전한다. 지난달 30일 개봉해 최근 270만명을 돌파한 ‘토르: 다크 월드’에 이어 21일엔 ‘헝거게임: 캐칭 파이어’가 개봉한다. ‘헝거게임’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극중 ‘헝거게임’이란 미래의 가상 세계를 지배하는 독재자가 권력 유지를 위해 사람들을 몰아 놓고 서로를 죽이게 한 후 최후의 생존자 한 명을 뽑는 일종의 리얼리티쇼이자 서바이벌 게임을 뜻한다. 전편에서 동생을 대신해 출전한 주인공 소녀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분)가 게임의 규율을 어기고 남성 출전자와 함께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2편에선 ‘반란의 상징’이자 혁명의 불꽃이 된 캣니스가 독재자의 음모로 역대 우승자들이 맞붙는 또 한번의 헝거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주인공에 따라 인물 구도와 극의 맥락, 드라마의 정서가 판이하다. ‘친구2’와 ‘토르’는 암흑가든 우주든 세계의 패권을 두고 서열다툼을 벌이며 천하를 얻기 위한 남성들의 싸움을 그린다. 강자들의 영역다툼이다. 여성은 조연에 불과하다. 반면 ‘더 파이브’와 ‘헝거게임’은 약자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강한 자들에게 저항하기 위한 ‘액션’을 그린다. 약자들의 반란이다. 남자들은 조력자에 불과하다. 정서도 다르다. ‘친구2’가 비장미를 그리려했다면 ‘더 파이브’에 슬픔이 더 짙다. ‘토르’가 호쾌하다면 ‘헝거게임’은 처절하다.

예매율을 보면 남녀관객의 선택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친구2’보다는 ‘더 파이브’가, ‘토르’보다 ‘헝거게임’이 여성관객의 지지를 더 받았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