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진보 보수 이념 논쟁이 살인으로 비화했다던 ‘해운대 살인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해운대 살인사건의 실상을 공개했다.

사건의 시작은 7월 10일 밤 9시경부산 해운대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났다.

이날 31세의 여성 임모씨는 아파트 계단에서 처참하게 살해 당한채 발견됐다.

당시 여성의 비명소리가 한 아파트에 울려 퍼졌고, 이웃주민은 몇 차례 칼에 찔린 채 숨져있는 여성을 발견했다.아파트 5층 건물에 살고 있던 피해자 임씨는 그날 밤 외출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 후 5분도 안돼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이 사건의 용의자로는 임씨의 아버지와 당시 아파트를 드나들었던 의문의 두 남자로 좁혀졌고, 사건 수사 결과 범인은 의문의 남성 중 한 명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박씨는 사건 당일 임씨를 칼로 수 차례 찌른 뒤 유유히 계단을 내려왔다. 피해자 비명소리가 난 5층으로 올라가던 주민은 박씨에게 “무슨 일이냐” 물었으나, 그는 “올라가보세요”라고 태연하게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용의자 박씨는 실제로 임씨를 일면식이 없는 인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화를 나누던 사이에 불과했다.

두 사람은 모 유명 온라인 사이트에서 서로 알고 지내며 종종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진보 보수의 정치적 이념 대립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이는 사실과는 달랐다.

경찰에 따르면, 온라인 상에서 친분이 있던 둘 사이가 악화일로가 된 것은 임 씨에게 호감을 느낀 박 씨가 성추행성 발언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박 씨의 성추행성 발언에 분노한 임씨는 박씨를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박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사과문을 부산경찰서 앞에 게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과는 임씨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했고 둘 간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박 씨는 임 씨의 신상을 알아내고 그를 살인하기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5일간 부산 연제구의 한 모텔에 머물면서 임씨의 집 근처를 3∼4차례 답사하면서 잠복하고 채팅 사이트를 통해 동선을 파악한 뒤 범행 당일 집을 나서는 김씨를 무참히 살해했다.

특히 피의자 박 씨는 일반적인 범죄자와 달리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 등을 그대로 갖고 있었으며, 사건을 재연할 때도 죄의식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 씨(피해자)는 보호해야할 여성이 아니라 죽여야할 악마이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햇다.

(해운대 살인사건에 대한) 갈등의 진원지인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 사이에선 박씨가 임씨에게 집착하더니 결국 일을 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박 씨가 앙심을 품고 임씨를 살해한 게 사건의 근본 배경이라는 것이다.

경찰 역시 일부 언론의 보도가 과장됐다고 인정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관련 언론 보도가 비약된 측면이 있다”며 “박 씨가 김씨를 살해한 건 정치이념 대립 때문이 아니라 감정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것이 알고싶다’ ‘해운대 살인사건’ 편을 접한 누리꾼들은 “해운대 살인사건, 온라인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해운대 살인사건, 충격적이다. 어떻게 저런 일이…” “해운대 살인사건, 보혁갈등인줄 알았더니…언론이 더 감정대립을 부추겼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