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또 다시 ‘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개그맨 이수근과 방송인 탁재훈이 사설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거액의 배팅을 한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수근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의 승리팀을 예측해 휴대전화로 돈을 거는 이른바 ‘맞대기’에 건당 수십만∼수백만원씩 모두 수억원의 돈을 걸고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예인 축구동호회를 통해 친분을 쌓았고, 지난 4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만과 유사한 방식의 도박이다. 김용만은 당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고 날개 없이 추락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연예인 불법도박 사건으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스타들의 사례는 흔하다. 개그맨과 예능인을 중심으로 한 도박 사건은 끊이지 않고 불거진다.

1997년 환치기 수법으로 외화 9000만원 상당을 밀반출한 뒤 마닐라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개그맨 황기순을 시작으로 방송인 주병진, 가수 이성진 신혜성 이지훈, 개그맨 김준호는 물론 강병규와 컨츄리꼬꼬 출신 방송인 신정환의 불법 원정도박 파문에 이르기까지 연예인들은 특히 도박에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개그맨과 예능인들은 수완이 좋고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강렬한 개인의 기질과 끊임없이 웃음을 줘야 한다는 직업상의 강박관념으로 인해 새로운 자극에 손을 대는 것으로 분석한다. 일종의 보상심리도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예능인들은 겉으로는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반인들에 비해 스트레스가 높은 직종이다. 내면적으로는 인기에 대한 집착과 외부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일상생활에서 힘든 시간이 많아 조금은 일탈된 행동을 해도 괜찮지 않겠냐는 보상심리가 큰 편이다. 새로운 욕구가 강렬한 개개인의 성향은 보통 사람이 만족을 얻는 부분에선 고립돼, 일탈된 방식으로 욕구를 충족하게 된다”고 짚었다.

문제는 개그맨 김용만의 사례처럼 타인의 소개로 시작했다가 불법도박에 빠지게 되는 경우다. 홍 교수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연예인들의 경우, 기질상 도박성 게임이나 약물, 알코올 등에 중독되기 쉽다”며 “스스로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정신건강에 위험이 생기기 쉬운 직업군이다. 전문가와의 심리상담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처법을 찾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수근(개그맨/MC)
연예계가 또 다시 ‘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개그맨 이수근과 방송인 탁재훈이 사설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거액의 배팅을 한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수근(개그맨/MC) 연예계가 또 다시 ‘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개그맨 이수근과 방송인 탁재훈이 사설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거액의 배팅을 한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수근과 탁재훈의 혐의 포착에 현재 방송가는 빨간 불이 켜졌다.

이수근은 현재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우리동네 예체능’, tvN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에 출연 중이고, 탁재훈은 엠넷 ‘비틀즈코드2’에 출연했다. 이수근의 소속사인 SM C&C 측은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고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 자숙하겠다”며 혐의를 인정, 출연 중인 프로그램 측엔 하차의사를 밝혔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현재까진 “조사결과를 보고 향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두 사람은 서서히 하차수순을 밟으며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마이턴’의 경우 예정된 11일 방송분이 그대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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