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실장님’으로 알려진 배우 주상욱이 영화 ‘응징자’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폭력의 피해자이자 폭력의 가해자로 양면성 띈 캐릭터로 열연, 소름 돋는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다. 등골이 오싹해지다가도 한 없이 가여운 남자 준석으로 분해 그간의 ‘실장님’ 이미지를 완벽히 벗어던졌다.
‘응징자’는 주상욱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기도 하다. 열심히 한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고, 값진 경험에 감사했다.
“기대 이상이었어요.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웃음 포인트들이 많이 나와서 굉장히 만족스럴웠죠.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죠. 확실한 메시지가 있잖아요. 영화를 보면서 주변 관객들을 유심히 보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재밌어 하더라고요.(웃음)”
실제로 주상욱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언변이 뛰어나며 재치있고,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서도 늘 재치있는 입담으로 주변을 웃음바다로 물들이기 일쑤다.
“배우라고 해서 말수가 적고 신비한 분위기를 풍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사람이죠. 제 실제 모습에 실망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는 걸 알아요. 그렇지만 제 본모습을 좋아하시는 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솔직해지려고 합니다.”
그는 극 중 슬픔과 분노를 오가는 준석 캐릭터를 과하지 않게 자연스러운 연기로 그려냈다. 사이코패스 같기도 하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비운의 남자 같기도 하다.
“사이코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런데 다 붙여놓고 보니까 사이코 같긴 하더라고요. 하하. 준석은 외롭고 슬픈 인물이잖아요. 거기에 중점을 맞춰서 시작한 것 같아요. 제가 전에 해보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즐거웠죠. 늘어진 츄리닝 바지에 잠바 하나 입고 촬영하면서 너무 신났어요. 들뜨기도 했고요.”
그동안 늘 각을 준 캐릭터를 연기한 주상욱이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더 컸다.
“늘 힘을 준 연기를 했잖아요. ‘텐2’를 하고, ‘굿 닥터’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대중들이 생각하는 범주를 크게 벗어난 연기를 한 것 같지는 않았어요. 한 번쯤 힘을 쏙 뺀 연기를 해보고 싶었죠. 이미지 변신을 했다고 하지만 그걸 염두에 둔 건 아니었어요. 변신이라는 걸 자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극 중 창식 역을 맡은 양동근과 피해자로, 혹은 가해자로 분해 상반된 연기를 선보였다. 당최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사람. 연기하는 데 있어 힘들지는 않았을까.
“전 너무 좋았어요. 저랑 진짜 다른 사람이라 오히려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너무 다른 사람 두 명이 만났기 때문에 잘 맞는 것 아닌가 싶어요. 신경전이나 이런 것도 하나도 없었죠.(웃음) 단순한 예로 동근이는 너무 말이 없고, 저는 너무 말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하하.”
서글서글한 성격을 지닌 배우로도 유명한 주상욱. 항상 동료들과의 호흡을 중시하며,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저는 촬영하지 않는 순간의 교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을 다 아우를 수는 없겠지만 웬만하면 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연기를 하면서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라서요. 물론 제 연기도 중요하지만, 상대방하고 잘 맞췄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말미 주상욱은 스캔들이나 잡음이 없는 배우로도 유명하다는 말에 “실제 생활에서도 잡음이 없다”며 털털하게 웃었다. 긴 시간 다른 길로 새지 않고 묵묵히 연기자의 길을 걸은 그에게 문득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실제 생활도 그렇게 잡음이 없답니다.(웃음) 살면서도 별로 특별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작품도 많이 했지만, 전 아직 평범해요. 그렇다고 뭘 굳이 숨기려 한 적도 없고요. 그 와중에도 늘 솔직하려고 했죠.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감추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