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이 민간 출신 외부인사를 원전본부장에 임명했다. 폐쇄적인 인사 시스템에 순혈주의를 강조하던 한수원으로서는 창사 이래 최대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내년에는 31개 처ㆍ실장급(1급) 자리의 절반을 외부 인사로 채우기로 했다. 한수원 개혁을 위해 지난 9월 투입된 조석 사장의 첫번째 혁신 청사진이다.
한수원은 19일 조직, 인사, 문화 3대 분야 혁신을 통해 원전 비리를 뿌리 뽑고 원전 안전성을 높이겠다며 내년을 ‘비리 없는 원전 원년’으로 선언했다. 직원들로부터 ‘꼭 바꿔야 할 점’을 600건 이상 제출받아 만든 것이다.
3대 혁신 분야 중에서는 고위직에 외부 수혈 폭을 확대한 것이 두드러진다. 이번에 공모한 7개 직위 가운데 원전본부장 1명과 홍보실장, 신재생사업실장, 원전건설준비실장, 방사선보건연구원장 등 5명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특히 총 4개 지역별 원전본부장 자리 중 1곳에 삼성중공업 상무와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지낸 손병복(57)씨를 앉힌 것이 화제다. 손 전 부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재직시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경영혁신팀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또 다른 원전본부장에는 우중본(57) 한수원 인재개발원장이 선발돼 기술직이 독차지했던 부문에 사무직 출신을 첫 진출시켰다.
처장급 중 방사선보건연구원장에는 김소연(60) 경찰병원 진료부장이, 홍보실장에 박찬희(57) 스타벅스코리아의 홍보사회공헌 수석, 신재생사업실장에는 현대종합상사 그린에너지본부 상무를 역임한 배양호(54) 현대종합상사 자문역, 원전건설준비실장에는 대형 건설프로젝트 경험이 많은 오원수(54)청원건설 개발사업본부 전무가 최종 확정됐다. 내년에는 처·실장직 역시 더 개방해 현재 35%인 외부 수혈 비중을 50%로 높인다.
조직개편도 크게 이뤄졌다. 내부 견제ㆍ감시부서인 품질보증실과 감사실 기능을 확대하고, 품질보증실의 경우 ‘품질안전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미 재무구조 개선팀은 신설했고 전사적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과잉투자를 막고 경비를 절감하자는 취지다.
원전운영협의회도 새로 구성해 설계부터 건설, 운영, 정비까지 전 단계에 걸쳐 협업체제도 구축한다. 한국전력기술과 한국전력KPS, 한국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등 유관기관ㆍ업체들이 모두 참여한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2014년을 원전 비리 없고 안전성을 신뢰받는 ‘원전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뼈를 깎는 자정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