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파업 열흘 째. 전국철도노조파업이 연일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 중인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8일 오후 대전사옥에서 본사 간부 및 지역본부장 34명을 긴급소집해 현안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코레일 측은 파업가담자와 파업불참자의 내부 분위기를 공유했다. 이어 파업일수가 해를 넘길 것에 대한 준비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코레일 측은 파업가담자들이 정치권과의 연대 가능성이 높아져 분위기가 매우 고무된 상태라고 밝혔다. 코레일에 따르면 노조원들은 2002년 이후 7차례 파업으로 ‘학습능력’이 배양된 상태이며, 핵심주동자 인솔 하에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별도의 유숙지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업자들은 현업 복귀 시 ‘왕따’, ‘비난’ 등이 두려워 복귀할 엄두를 못 내고 있으며,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전체 분위기에 휩쓸려 가는 분위기라고 코레일 측은 밝혔다.
아울러 파업 주동자들은 모든 휴대전화기를 회수해 통합 보관하기 때문에 전화가 거의 불통상태이며, 사측의 복귀독려 전화를 받을 경우 자아비판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들은 가족들의 설득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정신무장이 잘 돼 조직의 지침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복귀를 독려하면 ‘위원장의 복귀명령을 기다릴 뿐이다. 가족들이나 잘 챙겨달라’고 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파업 불참자들은 숙련도 부족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고 심신 피로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측은 “관리행정직들은 주간에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심야에 대체인력으로 투입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숙련도 부족으로 실수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필수유지사업장의 요원들은 파업참여자 몫까지 1인 2역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하루속히 파업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코레일 측은 주장했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회의에서 열차 운행계획을 조정했다.
조정된 계획에는 파업이 4주를 넘겨 내년 1월 6일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에 대비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우선 파업이 3주차에 접어드는 23일부터는 현재 88% 수준을 유지하는 KTX 운행률이 73%로 떨어지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는 평소의 59.5%, 63%만 운행된다.
40% 안팎을 보이는 화물열차 운행률 역시 28.7%로 낮아진다.
30일 이후 파업 4주차에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운행률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KTX 운행률은 56.9%로 더 줄어들고 화물열차도 20% 수준만 운행된다.
내년 1월 6일 이후에는 필수유지 대상이 아닌 화물열차는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
코레일은 이 같은 계획 아래 열차 승무원과 경정비 인력 등 운영대책을 점검하고 있으며 파업 참가율이 높은 운전, 열차승무, 차량정비 부문에서 필수유지인력과 대체인력의 피로가 쌓인 만큼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KTX와 일반여객열차 기관사는 도시철도 등 경력자를 뽑아 교육한 다음 현장에 투입하고 전동차 기관사는 관련 대학과 교육기관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을 선발한다.
코레일은 파업 중인 노조원들에게 ‘19일 오전 9시까지 복귀하라’는 명령도 내렸으나 노조는 19일 오후 6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민주노총 등과 대규모 2차 상경집회를 열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길어봐야 이번주까지라고 예상했는데,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졌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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