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공동주최 긴급진단 세미나…장기투자 · 다양한 선종 포트폴리오 · 해운보증기금 설립 등 제안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주도형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해운업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타다 최근엔 자금조달 문제가 집중 불거지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운업 생태계 개선을 위해 일본의 해운정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보증기금 등 해운특화 금융기관 설치를 통해 금융업의 안정적인 해운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해운물류학회장인 한종길〈사진〉 성결대 교수(유통물류학부)는 6일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녹색성장해양포럼, 이인제 의원실이 공동주최한 ‘해운업 긴급 진단과 전망’ 세미나에서 주 발제자로 나서 “일본처럼 선박의 라이프사이클(수명)을 고려한 장기투자가 필요하고, 해운업 생태계의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운항사와 선주사ㆍ선박관리사의 역할분담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처럼 다양한 선종(船種) 포트폴리오를 구성, 장기계약을 우선하는 경영시스템을 안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내에서 전문경영인을 발굴ㆍ육성하는 전문경영인 책임경영체제도 확산시켜 장기 예측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해운업체(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의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순손실이 6000억원을 넘기면서 11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한 교수는 선박회사의 위기대응 전략으로 “저비용ㆍ고효율 선대로 개편, 환율 변동에 대비하면서 비용관리를 철저히 하고 추가적인 운임 하락에 대비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적자노선 운항을 감축하고 적자선박을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P3(세계 최대 해운동맹체)의 공격적 경영으로 촉발된 운임경쟁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해운업체의 대응전략으로는 채무상환 능력 향상을 위해 장기 채무이행 계획 수립이 필요하고, 신용경색 방지 차원에서도 이자율 조정과 상환 연기 등의 협력 분위기를 유도해 해운과 금융이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업계의 숙원인 해운보증기금을 설립하고, 2개 이상의 선박금융 공급기관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부 해운정책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전무는 “해운산업에 대한 지원대책이 발표되고는 있지만, 실무 추진기관에서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마련되지 않거나 시행해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대형 선사를 위해 영구채 조기 발행을 지원해야 하고, 중소ㆍ중견선사를 위해선 ‘시장안정 P-CBO(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 편입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불황기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는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며 “대통령 공약사항인 선박금융전문기관은 설립이 용이한 해운보증기금부터 설립 후 선박(해양)금융공사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우호 해양수산개발원 해운물류연구본부장은 해운과 금융의 산업 간 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운과 금융이 융합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 수출입물의 필수 인프라로 해운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금융업의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린치핀(linchpinㆍ연결고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해운국 20개국이 채택하고 있는 톤세제(개별선박의 표준이익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안정적으로 유지, 이로 인한 편익을 해운과 관련 사업 발전을 위한 기반조성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섭 인천대 교수(무역학)는 “우리 해운업의 위기는 일정 주기를 두고 일어나 체계적 접근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고, 해양사상 고취와 세계 해양대국으로의 비전 선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 해운경기 예측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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