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를 내년 1월에 개최해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는 해묵은 과제다. 거래소는 2009년 말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정부에 이를 풀어줄 것을 거듭 요구해 왔다. 올 1월만 해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에 힘이 실리는 듯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당시 거래소의 독점권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그동안 공공기관 해제의 장애물이었던 자본시장법이 올 4월 개정돼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 문제가 해소되면서 전제조건도 마련됐다.
거래소는 내년 초 열릴 공운위에서 공공기관 해제가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내비치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강한 의욕을 보이는 데다, 박근혜정부도 공공기관 해제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여건은 충분히 무르익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거래소를 설립할 수 있게 되면서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를 이유로 공공기관으로 묶어둘 명분은 사라졌다. 또 세계적인 선진 거래소와 본격적으로 경쟁하려면 거래소에 운신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거래소는 시장개설, 운영,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므로 본질적으로 민간기구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정부 출자지분이 없는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증권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정부 통제 아래 두는 사례는 거의 없다. 사실 2009년 말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당시에도 무리한 조치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가 1년 만에 공운위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공공기관 해제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시장의 눈은 이제 내년 1월 공운위로 향하고 있다.
권도경 (증권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