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전과자 양산 억제위해 ‘경미 범죄’ 심사 내년 전국확대
지난 10월 15일 오전 9시30분께 병원 간병인으로 일하는 A(50ㆍ여) 씨는 경기 안산시의 한 편의점에서 2000원짜리 샌드위치 하나를 훔치다가 종업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엄연히 현행법상 절도 범죄를 저질렀지만 기초생활수급자로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는 A 씨의 사정이 딱해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는 않았다.
이에 안산 단원경찰서는 10월 30일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고 즉결심판 대상자였던 A 씨를 훈방조치했다. A 씨가 자신의 죄를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5월부터 10월 말까지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시범운영한 결과 총 46차례 280명을 심의해 207명이 감경처분(감경률 73.9%)을 받았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는 경찰서장(위원장)과 시민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안이 가벼운 사건에 대한 재검토와 이의신청 심사를 통해 형사입건, 즉결심판, 통고처분 등을 감경해주는 제도다.
심사를 통해 형사입건 대상자 76명 가운데 63명이 즉결심판으로, 즉심 대상자 181명 가운데 131명이 통고처분이나 훈방조치됐다. 또 통고처분 대상자 23명 가운데 13명이 훈방 처리됐다. 죄종별로는 도박 86명, 절도 40명, 폭행 18명, 음주소란 무임승차 13명, 무전취식 12명이 감경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무직 44명, 주부 43명, 학생 42명, 일용직 25명, 자영업자 24명 등으로 집계됐다.
심사 대상자가 되기 위해선 피해정도가 경미하고, 피해자가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최근 3년간 동종전과로 형사입건 즉결심판 청구 기록이 없어야 한다. 재산범죄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등 피의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원회에 회부하게 된다.
경찰은 올해 인천 서부경찰서를 비롯해 서울 송파, 경기 안산단원ㆍ의정부, 부산 동래, 경남 마산 동부경찰서 등 6개 경찰서에 월 2차례 경미범죄심사위를 시범운영했으며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비롯 잘못을 저질렀지만 생활환경이 어려운 경우 엄격한 법적 잣대만을 적용하기보다 감경을 통해 전과자 양산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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