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탈세 논란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장근석은 완전히 사라졌다. 프로그램은 마치 차승원 유해진 두 사람만이 만재도로 들어가 ‘부부생활’을 한 것 같은 첫 방송을 마쳤다. 장근석에 이어 ‘겹치기 출연’으로 배우 손호준까지 연이어 논란의 주인공이 됐지만, 프로그램을 향한 관심은 도리어 높았다.
지난 23일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영한 나영석 PD의 ‘삼시세끼-어촌편’이 첫 방송부터 완벽하게 터졌다.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유료플랫폼 기준 평균 9.8%, 최고 11.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1위였으며, 앞서 산촌편이 지난해 10월18일 4.6%로 출발해 최고 시청률 9.1%로 마무리했던 것보다 성과가 좋다. 나영석 PD는 이로써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정선편’에 이어 이번 ‘삼시세끼-어촌편’까지 5편 연속압도적인 시청률을 써내며 자신의 브랜드를 입증했다.
▶ ‘잡부의 실종’ 완벽히 사라진 장근석=사실 제작진의 노고는 눈물 겨울 정도였다. 애초에 만재도로 향한 것은 세 사람이었는데 ‘삼시세끼-어촌편’은 순식간에 차승원 유해진의 섬마을 부부 이야기가 됐다. 장근석의 모습이 어쩔 수 없이 걸리는 몇 장면에서 그의 얼굴은 블러 처리됐다.
만재도로 향하는 바닷길에서 작은 배로 옮겨탈 때 장근석은 차승원과 유해진 사이에 서서 형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은 사전 미팅 모습부터 그려졌지만 장근석의 등장은 그게 처음이었다. 물론 유해진에 가려 장근석의 얼굴은 나오지 않았고, 카메라가 뒤로 돌아갈 때야 뒷모습을 비쳤다.
이후에도 장근석은 등장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놀랍게도 장근석의 얼굴을 블러 처리에 화면에서 지웠다. 설거지를 하는 장면, 차승원과 낚시에 성공한 장면, 회를 뜨는 장면 등에서 장근석의 얼굴은 사라졌다. 저녁 술자리에서 장근석의 웃음소리와 첫 낚시에 성공해 감격하는 목소리, 횟집 아들로 재주를 발휘한 후 “그럼요”라고 했던 말소리가 오디오를 통해 들려왔으나, ‘삼시세끼-어촌편’은 두 사람의 이야기였다.
한 사람의 빈 자리는 당연히 컸다. 장근석의 역할은 철저하게 잡부였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장근석은 “제 이름이 장근석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됐다. 형들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촌편에서 장근성의 역할은 분명히 존재했던 셈인데, 제작진은 이 전 과정을 과감하게 들어냈다.
결국 손호준은 예고편에서부터 소환됐다. 이미 산촌편을 통해 ‘불쌍한 노예’ 역할에 충실했던 손호준은 어촌편에서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게 됐다. 이 예고편을 통해 다시 한 번 장근석의 역할을 실감하게 했다. 예고편에서 차승원과 유해진은 끊임없이 ”호준아“를 불렀다. “호준아”, “호준아”, “호준아”로 꽉 채워진 예고편을 보고 있으니, 제작진의 눈물 겨운 편집과정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했다. 이미 장근석은 어촌편에서 3박 4일씩 두 번의 촬영을 마쳤으니, 제작진은 수회차 분량을 날려버린 셈이었다.
▶ ‘역주행’ 편집의 묘미ㆍ따뜻한 정서=어촌편은 일단 차승원, 유해진의 고생담으로 시작됐다. 정선편보다 더 열악하고 혹독해진 상황에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길고 지루한 과정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졌다.
편집은 역주행이었고, 제작진은 정선편보다 더 많은 잔재주를 부렸다. 첫 끼에서 겉절이를 먹던 중 유해진이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나 좀 가르쳐줘”라고 말하는 것에 맞춰 차승원의 레서피가 공개됐다. 산체를 소개할 땐 열정적인 라틴풍 음악이 흐르며 거친 바다사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첫 낚시 수확물인 요상한 바다생물 ‘군소’가 등장할 땐, 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하기까지 했다.
어촌편 안에서 두 사람은 마치 남편과 아내와 같은 모습으로 각자의 역할에 임했는데, 져주는 유해진과 잔소리 대마왕 차승원의 극과극 성격이 도리어 케미를 자아냈다. 차승원의 경우 놀라운 요리 솜씨로 만재도 셰프로 존재감을 증명했고, 유해진은 ‘1박2일’ 시절의 생존본능을 살려 뚝딱 뚝딱 의자도 만들어내며 어촌 생활에 적응해갔다.
‘삼시세끼’가 건드려왔던 따뜻한 그리움이 이날 방송에서도 나왓다. ‘추억의 가요’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놓으니 차승원은 설거지를 하면서도 계속 노래를 흥얼거리며 만재도 생활에 물들었다. 차승원은 “이 생활을 하면서 노래 세 곡을 연달아 흥얼거린 건 처음이다. 사람이 기분이라는 게 있잖아. 정서를 풍부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좋아. 정감있어”라며 만재도보다 더 고단한 연예계 생활을 해왔던 자신의 마음을 잠시나마 풀어냈다.
‘삼시세끼-어촌편’은 이제 손호준의 합류를 통해 본격적인 만재도 풍경을 그릴 예정이다. 다만 손호준이 등장하는 30일 방송분은 겹치기 출연 논란으로 양측 모두를 불편하게 했던 SBS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의 첫 방송 날짜와 같다. 완벽한 겹치기인 셈인데, 일단 ‘삼시세끼-어촌편’의 출발은 놀라우리 만큼 강했다. 두 프로그램은 어차피 시청층이 다르기에 정선편이 ‘정글의 법칙’과 동시간대에 방영하면서도 양측 모두가 만족할 만한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같은 출연자가 같은 시간대에 등장하는 이유로 시청률이 다소 나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일단 출발은 ‘삼시세끼-어촌편’이 확실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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