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집트에서 무신론자인 한 청년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슬람교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논지의 글을 올렸다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13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지난해 11월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된 ‘카림 아샤라프 모하메드 알-바나’<사진>라는 청년의 재판이 지난 10일 열려 징역 3년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알-바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슬람교를 모욕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걸 문제로 삼았다.

앞서 알-바나는 화상을 입어 한쪽 눈을 잃은 한 여성과 불에 탄 코란(이슬람교 경전)의 사진을 올리고 그 아래 “여성을 불태우는 건 괜찮지만 책을 불태워선 안 된다니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설명을 달았다.

또 게시물 중에는 턱수염을 기르고 비슷한 차림을 한 남성들이 서로를 가리키며 “이 사람은 이슬람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삽화가 있다. 종교를 남성의 성기에 빗대는 문구가 들어간 사진도 찾을 수 있다.

알-바나는 아직 학생이며 무신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알-바나의 아버지가 재판에서 그에게 불리하게 증언했으며 “이슬람에 반하는 극단적 사상을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알-바나 사건을 “무신론과 다른 소수인들을 몰아내기 위한 정부의 압력”이라고 보고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이집트는 헌법 제64조를 통해 “신앙의 자유는 절대적”이며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바하이교를 비롯해 다른 셈족 계통의 종교라면 자유롭게 예배당을 세우거나 종교 의식을 치러도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소수종교에 대한 차별과 압박이 심해졌다는 게 HRW의 지적이다. HRW 중동ㆍ북아프리카 지부장인 새러 레아 윗슨은 “무신론자는 이집트에서 가장 보호받지 못하는 소수인들 중 하나”라면서 “이집트 정부는 헌법을 지켜야 하며 무신론자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핍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3월 9일 알-바나가 제기한 항고 건에 대해 심리할 예정이다. 보석금은 1000이집트파운드(약 15만원)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