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의정부 아파트 화재 참사가 발생한지 불과 닷새만에 또 다른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13일 오전 경기도 양주와 남양주의 아파트에서 각각 불이 나 총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문가들은 새해 벽두부터 잇따르고 있는 아파트 화재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스렌지, 전자기기 사용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이 ‘부주의’이기 때문이다. 피해를 키우는 원인으로는 ‘발코니 확장 허가’ 등 규제 완화를 꼽고 있다.

14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및 단독 주택 등에서 발생한 화재는 증가세다. 2012년 3463건이던 화재는 2013년 3499건, 2014년 4185건 발생했다. 이같은 추세는 전체 화재 발생 건수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전체 통계를 살펴보면, 2012년 총 4만3249건 발생한 화재는 2013년 4만932건으로 약간 주춤하더니 2014년 4만2135건으로 늘었다. 2014년에는 2013년보다 화재가 늘긴 했지만 2012년과 비교했을 땐 외려 적게 발생한 것이다. 아파트 화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발화의 주된 원인은 부주의다. 최근 의정부 화재 참사 등이 차량과 가전제품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지만, 실제로 지난 2014년 1년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부주의로 인한 실화가 총 2만1485건으로 가장 높았다. ‘부주의’의 뒤를 이어 전기 화재가 9440건이 발생했다. 기계로 인한 화재는 4063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방화 및 방화 의심은 1424건으로 3.379%에 불과했다.

발화기기별로 살펴보면 주방기기 화재가 1만3888건으로 가장 빈번했다. 특히 가스렌지에서만 155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주방기기에 이어 차량 및 선박부품 화재가 2045건으로 집계됐다. 배선 문제가 509건, 엔진이 500건 등이었다. 난방기 등 계절용기기 화재도 차량 및 선박부품 화재 못지 않게 적잖이 발생했다. 총 1862건의 화재 가운데 보일러 및 목탄난로가 각각 237건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화재의 피해를 키우는 원인으로 규제완화를 꼽는다. 지난 2009년 MB정부 때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은 건물간 간격, 주차장 규모 등에 있어 일반 아파트 및 공동주택보다 완화된 안전ㆍ편의시설 기준이 적용됐다. 일반 공동주택의 경우 옆 건물과 2~6m를 띄워야 하지만 생활주택은 50㎝이상이면 허가 받을 수 있다.

아파트 발코니 확장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것도 규제완화 덕분이다. 차종호 호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에 따르면 발코니는 화재 발생시 불이 위아래층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일종의 완충 공간 역할을 한다. 또 화재 대피 공간이 되기도 한다. 차 교수는 “과거에는 발코니 확장이 불법이었지만 2005년 이후 법이 개정되며 사실상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게 됐다”며 “발코니의 원래 기능을 돌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행 소방법상 10층 이하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의무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앞서 지적한 요인들과는 별개로 아파트라는 공간의 특성상 불이 나면 피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파트는 공간과 공간 사이가 나뉘어 있는 만큼 복사열에 의해 순간적으로 연소가 확대되는 이른바 ‘플래쉬오버(flash over)’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공간 전체가 순간 발화하는 것이다. 플래쉬오버는 독성가스인 일산화탄소(CO)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