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푸드페스타 푸드테크 솔루션
로봇이 2~3인 대체 인건비 절감
식물성 계란 등 대체식품도 주목
“로봇이 주문을 받고 조리까지 직접 하니 직원 3~4인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지난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4 푸드페스타’의 푸드테크 솔루션 전시장. 튀김기 앞에 설치된 로봇이 바구니를 털어 치킨의 기름을 털어내고, 옮기는 작업을 했다. 치킨을 들어 올리며 튀김 정도를 살피는 로봇도 있었다. 이 로봇을 제조한 로보아르떼 관계자는 “로봇과 PC를 실시간으로 연동할 수 있어 손님이 주문하는 즉시 요리를 시작할 수 있고,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6회째를 맞은 푸드페스타의 화두는 ‘푸드테크’였다. 행사에는 70여 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방문객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푸드테크 솔루션 전시장이 마련된 1층이었다.
푸드테크는 식품산업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것을 의미한다. 방문객들은 각 부스에 설치된 로봇의 움직임을 신기하게 살폈다.
푸드페스타를 개최한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가한 크레오코리아를 비롯해 3D 푸드 프린팅 기업인 탑테이블 등 12개 푸드테크 기업을 유치했다. 12개 기업 중 절반이 로봇과 관련된 기술을 시연했다. 생김새는 달랐지만, 배달·조리·서빙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미래 식당의 모습을 그릴 수 있었다.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로봇 부스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바리스타 로봇 해피본즈는 커피, 에이드 등 최대 21가지 메뉴를 만들 수 있다. 손님이 원하면 개인 텀블러를 사용할 수도 있다. 텀블러를 올리면 해피본즈가 이를 회수해 자연스럽게 커피를 따른다. 해피본즈를 제작한 플레토로보틱스 관계자는 “처음에는 인간과 로봇의 노동력이 비슷하지만, 노동시간이 꾸준해 1시간 정도만 지나도 로봇의 업무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스스로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도 예전과 달리 진화된 모습이었다. 배달의민족이 선보인 서빙 로봇 ‘S와이드’와 ‘S슬림’이 대표적이다. 서빙은 물론, 반찬과 냅킨을 제공하고 잔반까지 처리하는 만능이다. 배달의민족 로봇을 사용했다는 한 자영업자는 “하루 매출이 45% 올랐다”고 강조했다. 다른 자영업자도 “반복된 일을 로봇이 맡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로봇이 식품산업의 전면에 나선 배경에는 높은 인건비와 인력난이 있다. 최저시급 9860원 기준 한 달 근무시간을 209시간으로 계산한 월급은 206만원이다. 특히 209시간은 하루 8시간씩 주 5일(주40시간)로, 주휴일(35시간)을 포함한 것이다.
로보아르떼 관계자는 “일시 납부 비용은 4600만원이지만, 3년 약정으로 하면 월 165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로봇이 2~3명의 노동력을 대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로봇 임대료가 인건비보다 저렴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로봇은 아니지만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산업의 청사진도 눈에 띄었다. 3D프린트를 활용한 디저트(탑테이블), 소 세포를 이용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티센바이오팜), 식물성 계란 제품(메타텍스쳐) 등 대체식품 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 직접 식물성 계란을 맛보니 일반 삶은 계랸과 식감이 큰 차이가 없었다.
메타텍스쳐 관계자는 “식물성 계란이 일반 계란보다 콜레스테롤·포화지방·칼로리가 적고, 알레르기·살모넬라균 걱정도 없다”고 자신했다.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 회장(서울대 푸드테크학과 교수)은 이날 ‘푸드테크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 “미래 식품산업에선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구독을 제공하는 회사도 인기를 끌 것”이라 고 분석했다. 정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