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공기업 개혁 드라이브의 바통을 각 부처 장관들이 이어 받았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파티는 끝났다”며 포문을 열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 기치를 내걸며 연일 공공기관 혁신을 외치자 장관들도 잇따라 산하 공공기관에 엄포를 놓고 있다. 정부의 강한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에게 마치 충성경쟁하듯 전시성 행태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빚이 많은 에너지 공기업들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하기관 공기업의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해 ‘마구잡이 계획’, ‘실망’이라는 강도높은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지난 10일 윤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사장을 차례대로 만나 경영정상화 계획을 들어봤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계획안을 다시 만들어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산하 공기업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퇴짜 놓은 셈이다. 윤 장관은 지난해 12월 산하 공공기관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부채감축 의지가 없다. 앞으로 직접 경영정상화 계획을 직접 챙기겠다”며 “여전히 의지가 미흡한 기관장은 사표를 받겠다”고도 공언한 바 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같은날 산하 33개 공공기관 기관장들과 ‘공공기관장 특별 워크숍’을 개최하고,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와 공공부문 개혁을 위한 기관 자구 노력을 강하게 요구했다. 유 장관은 “그간 공공기관이 가졌던 ‘이번 고비만 넘기면 되지’라는 식의 안일한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9일에도 부처 장관들의 기관장 소집이 줄줄이 이어진 바 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9일 오후 카이스트 총장 등 50개 산하기관장을 정부과천청사로 불러 간담회를 열고 “공공기관의 개혁 노력은 적극 지원하되, 성과가 부진한 기관은 기관장 해임도 마다하지 않는 등 공공기관 정상화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같은 날 한국마사회 등 9개 산하기관장을 불러 기관장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정상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매우 심각한 과제”라며 “공공성이라는 명분만으로는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이 경영의 비효율성을 참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레일, 토지주택공사 등 14개 산하기관장을 소집해 점검회의를 열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가 22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 국민 경제에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으며, 언론과 국회 등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며 “산하기관들이 제출한 정상화 대책 후속 조처 계획은 정부 지침을 피동적으로 따르는 등 아직까지 위기의식이 크게 부족하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같은 장관들의 행보로 공공기관 개혁은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마치 충성경쟁을 펼치는 전시성 간담회를 벌이고 해당 기관에 소명 기회도 제대로 주지않은채 일방적으로 윽박지르는 행태가 소통 부재를 가져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