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비순정 부품 사용을 늘려 수입차의 수리비를 낮추기 위한 ‘대체부품 인증제’가 내년 1월 부터 시행된다. 국산차에 비해 4배 이상 비싼 수입차 부품 가격을 낮춰 고객들의 수리비 및 보험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고객, 자동차 업체, 보험사 등이 신뢰할 수 있는 대체부품 인증 기준과 기관 선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체부품 인증제가 초반 표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대체부품 성능ㆍ품질 인증제와 정비요금 공개, 튜닝부품 인증제 등을 담고 있는 개정 자동차관리법을 공포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체부품 인증제가 추진된 까닭은 순정부품 사용으로 수입차 수리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여론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보험개발원의 2012회계연도 자동차보험 차량 수리비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 부품가격은 평균 233만원으로 국산차 부품 가격(54만원)의 4.3배에 달했다.

현재 수입차 업체들은 해외 본사가 제공하는 순정부품을 직수입해 딜러점들이 운영하는 서비스 네트워크에 제공하고 있다. 병행수입업체 등을 통해 일부 소모품 위주로 비순정 부품이 들어와 있지만 수입차 업체들은 안전성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순정부품만 고집해왔다. 또한 비순정품 즉 대체부품은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사들도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았다.

이에 자동차보험 정비시장에서 비순정품 비중은 1%가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병행수입 등을 통해 비순정 부품이 들어오고 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고객과 차량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자동차관리법의 핵심 사항인 대체부품 인증제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선 내년 시행에 앞서 상당한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병행 수입된 비순정품의 가격이 순정부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서 제조를 할 경우 가격이 좀 더 떨어질 수 있으나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 인증이 KS 규격 같은 필수 인증이나 강제 사항이 아닌 상황에서 자동차의 사고 수리시 필요한 범퍼, 백미러 등 외장 부품 등이 주로 해당 되다 보니 중소 부품업체에서 고가의 대형 프레스 기계 등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대체 부품 인증을 담당하는 기관 및 기준 선정도 넘어야할 산이다. B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와 보험사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인증 기관 선정이 향후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대체 부품을 인증할지 기준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대체 부품 인증제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 함께 순정부품 위주로 사업을 해 온 국내 부품업체들에게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전체 사업에서 AS 부품 판매가 20% 비중(매출액 기준)을 차지한다.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의 대체 부품을 막고 소모품을 제외한 운전자의 안전과 관련되는 부품은 대체 부품 인증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 부품 인증제는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외에서도 활성화된 제도”라면서도 “시행까지 남은 1년 동안 인증 기준 및 기관 선정, 그리고 사후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동차 수리비를 낮추기 위해 업체별로 다른 정비요금 공개도 추진된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담당자는 “정비요금을 사업장에 게시할 방침”이라며 “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대표 차종의 시간당 공임 등 가능한 정비요금을 상세히 게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