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울 서초동에서 발생한 세 모녀 살해 용의자가 문경에서 검거됐다.

6일 서초경찰서는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한 강모 씨(48)를 이날 낮 12시30분께 경북 문경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도주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 씨의 아내(43)와 큰딸(13), 작은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전 8시께 강 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충북 청주에서 잡히는 것을 확인하고 일대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경찰은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던 강 씨가 이날 오전 10시47분께 경북으로 들어오다 경북대 상주캠퍼스 인근 CC(폐쇄회로)TV 영상에 찍힌 것을 확인하고 추적했다.

승용차로 도주하던 강 씨는 반대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순찰차에 발각돼 1㎞가량 도주하다 이날 낮 12시10분께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도로에서 검거됐다.

강 씨는 컴퓨터 관련 외국계 회사를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도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가 살고 있던 서초동의 146㎡(44평형) 넓이의 대형 아파트도 자기 소유이긴 하나 2012년 11월께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는 가족들이 앞으로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 것을 비관해 유서를 작성한 뒤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적 이유만으로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정황상 자살할 정도로 생활고가 심각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직 등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이르자 정상적인판단을 하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강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2장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유서에서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아(딸), 천국으로 잘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라고 썼다. 또 ‘(경제적으로) 더 이상은 못 참겠다’, ‘한계가 왔다’, ‘(부모님에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경찰은 강 씨의 집에서 발견된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에 대한 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강 씨를 서울 서초경찰서로 이송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