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롯데가 유통업계 라이벌인 신세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인천 중심 상권을 점령하게 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9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쇼핑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투자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구월농산물시장 부지 5만8663.5㎡와 건물 4만4101.8㎡이다.

구월농산물시장은 롯데가 지난해 초 시로부터 사들인 인천시외버스터미널·신세계백화점 인천점과 인접해있다.

롯데에 매출 상위권 점포를 내주게 된 신세계도 그간의 아성과 자존심을 지키려고 구월농산물시장 매입을 검토했으나 매각 조건이 안 맞아 결국 포기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있으면서 영업면적은 신세계의 절반에 불과해 지역에서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롯데는 2인자의 설움을 딛고 구월농산물시장까지 매입, 이 일대를 ‘롯데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가 확보한 면적은 구월농산물시장과 터미널(7만8천㎡) 부지를 합해 약 13만6천㎡에 달한다. 이 면적은 일본 도쿄 미드타운의 약 2배,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의 약 1.5배이다.

롯데는 프랑스 라데팡스, 도쿄 미드타운과 같은 도심 재개발 사례를 모델로 인천의 원도심 지역인 터미널 일대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터미널 부지에 2015년까지 신축 터미널을 지은 뒤 2017년까지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매입 예정인 구월농산물시장 부지는 터미널 부지 개발 계획과 연계해 대규모 복합문화단지로 조성한다.

시는 왕복 6차로 도로로 구분된 구월농산물시장과 터미널 사이를 연결해 시민을위한 광장과 문화·쇼핑시설을 조성하는 개발 계획을 롯데에 요구했다.

기존 도로를 메워 광장을 조성하고 도로는 지하화하거나, 도로는 그대로 두고 공중에 브릿지형 광장을 만드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광장 조성 부분에 대해서는 롯데가 이미 상당히 공감했다”며“교통영향과 사업비 등을 고려해 롯데가 개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개발계획, 신용상태, 자금조달계획의 3대 기준을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구월농산물시장 매입 의향을 밝힌 업체 3곳 가운데 1곳은 중간에 사실상 포기했으며, 나머지 1곳은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데다 제출 서류가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2011년부터 구월농산물시장 부지 매각을 추진했는데 성사된 적이 없다”며 “협상 대상이 롯데밖에 남지 않았다. 시의 요구에 맞게 롯데가 매입 부지를개발하도록 줄기차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구월농산물시장 감정가는 356억원으로 시는 이 금액을 최소 거래가로 정하고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구월농산물시장 매각수입을 시장 이전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시는 시설이 낡은 데다 시내 중심가에 있어 일대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구월농산물시장을 남동구 남촌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2016년 말까지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