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최근 전국적으로 금연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부터 담뱃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흡연이 유발하는 질병으로 가장 먼저 머리속에 떠오르는 질병은 ‘폐암’이다. 그 밖에도 각종 암이나 심혈관계질환, 치주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흡연이 눈 건강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담배 연기는 눈의 충혈과 피로감을 촉진시키고 안구를 건조하게 한다. 담배 연기 안에는 타르와 니코틴, 일산화탄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타르에는 2000여 종의 독성물질과 20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 연기가 눈에 닿으면 따끔거리는데, 이는 연기 속의 유해 성분이 눈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 몸은 눈에 들어온 유해 성분을 공격하기 위해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데, 그로 인해 노안이나 시력 저하 현상이 가속화된다.
흡연이 눈 건강에 좋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시신경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담배의 유해성분이 혈류를 통해 눈으로 공급되는데다 혈관을 수축시켜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공급을 방해함으로써 시신경을 손상시킨다. 따라서 흡연자들은 ‘시신경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명동서울밝은안과 김용은 원장은 “흡연으로 인한 눈의 대표적인 노화 증상으로 백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안구건조증을 꼽을 수 있다”라며 “이 밖에도 안압 상승, 안구 돌출, 외안근 염증, 갑상선안병증, 시신경염 등에 걸릴 확률도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눈의 수정체는 본래 투명하다. 하지만 노화가 시작되면 노랗게 변하다가 하얗게 변색된다. 이 상태에 이르면, 수정체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차단되거나 원래의 경로에서 벗어나는 산란현상이 일어나 망막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게 되며, 이로 인해 앞이 김 서린 유리창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를 백내장이라 한다.
전문가들은 흡연자들의 경우 담배에서 발생하는 독소가 눈의 수정체에 누적돼 ‘백내장’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백내장 환자들은 노인성 백내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50세 이후 눈의 기능이 퇴화되면서 유발된다. 특히 노인성 백내장 중 수정체 한복판이 뿌옇게 보이는 핵백내장, 수정체 뒤쪽의 후낭이 혼탁되는 낭하백내장은 모두 흡연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3~4배 높았다.
이와 관련, 김용은 원장은 “기존의 흡연자도 금연을 시작하면 백내장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오랜 기간 흡연해온 사람은 핵백내장이나 낭하백내장 발병 위험성이 높지만, 금연을 하게 되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진행되는 것은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실명의 3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구에서는 성인 실명 원인 1위이기도 하다. 황반이란 시신경이 분포하고 있는 망막에서도 가장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부위를 말한다. 황반의 세포 변성으로 이상조직이 생기거나 출혈, 세포괴사 등이 일어나면 시력이 저하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사물이 뒤틀려 보이고 곧은 선이 구부러져 보이며 글씨를 읽기 힘들고 사람의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어진다.
흡연은 ‘황반변성’에도 치명적이다. 2011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료진이 흡연그룹(279명)과 비흡연그룹(143명)의 황반변성 발생률을 비교 조사한 결과, 흡연그룹이 75%로 비흡연그룹(40%)을 크게 앞섰다. 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40년 동안 하루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피운 사람이 황반변성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의 3배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김용은 원장은 “흡연이 백해무익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며 “흡연자들은 이 기회에 금연하는 게 가장 좋으며, 본인의 눈 건강을 지키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꾸준히 눈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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